(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9일 열린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지명타자 부문 상을 받은 최형우(삼성 라이온즈)는 수상소감을 말하다 울컥했다. '현 소속팀' 삼성이 아닌 '전 소속팀' KIA에서 동고동락했던 후배들을 떠올리면서다.
최형우는 최근 삼성과 2년 최대 26억 원의 FA 계약을 맺고 이적했다. 프로에 데뷔하고 성장한 삼성으로의 '복귀'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최형우에겐 9년간 2차례나 우승을 함께 한 KIA와의 '이별'이기도 했다.
상을 받으러 무대에 오른 최형우는 "KIA 동생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최형우는 "후배들이 모두 나에게 고맙다고 했는데 내가 그동안 더 고마웠다"면서 "추억이 있으면 그걸 묻고, 각자 위치에서 하다 보면 언젠가 다시 좋게 만날 날이 온다.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상식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최형우는 관련한 질문을 받고는 "사실 이름을 다 얘기하려고 했는데, 울컥하는 순간 이름 반을 까먹었다"면서 "나중에라도 기회가 있으면 한 명씩 다 이름을 얘기해주고 싶다"고 했다.
이어 "9년 동안 엄청나게 많은 일이 있었고 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다"면서 "이런 자리를 빌려서 인사하고, 이름이라도 꼭 불러주고 싶었다"며 후배들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드러냈다.
개인 통산 8번째 황금장갑을 가져간 최형우는 2년 연속 수상과 함께 '최고령 수상' 기록 경신이라는 의미 있는 이정표도 세웠다.
1983년 12월 16일생인 최형우는 이날 기준 만 41세 11개월 23일의 나이로, 지난해 자신이 세웠던 최고령 기록(40세 11개월 27일)을 1년 만에 경신했다.
최형우는 "나이라는 단어와 매년 싸우고 있는데, 작년도 올해도 이겨낸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스스로 뿌듯하다"고 했다.
체력 관리 '비결'에 대한 질문엔 "관리를 크게 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남들보다 조금 더 버틸 수 있는 힘을 아직은 가지고 이는 것 같다"면서 "굳이 이유를 찾자면, 그날 기록에 연연하지 않고 잊는다. 잘하든 못하든 다음날 리셋하고 새롭게 시작한다"고 했다.
기록이나 상, 나아가서는 언제까지 선수 생활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목표를 정하지 않았다.
최형우는 "상을 더 받고 싶은 생각도, 야구를 엄청나게 오래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면서 "그저 매일 주어지는 상황에 맞출 뿐이다. 목표를 정하고 거기에 연연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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