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불법으로 필버 형해화" vs "질서 유지"…野 필버 중 국회의장 '정회' 논란

뉴시스

입력 2025.12.09 22:22

수정 2025.12.09 22:22

우원식 의장, 국힘 나경원 발언 중 마이크 끄고 정회 국힘, 의장실 항의방문…"국회법 위반, 소수 야당 입틀막" 우 의장 "정상적 의사 진행 어려워"…'질서유지 의무' 해명 본회의 속개 이후 또 다시 나경원 마이크 '오프'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제16차 본회의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필리버스터가 의제와는 상관없이 진행되자 본회의를 정회시킨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2025.12.09.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제16차 본회의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필리버스터가 의제와는 상관없이 진행되자 본회의를 정회시킨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2025.12.09.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난영 한재혁 우지은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민의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진행 중 정회를 선포해 논란이 되고 있다. 우 의장 측은 본회의 질서 유지를 이유로 들지만, 국민의힘 측은 '야당 입틀막(입을 틀어막다)'이라고 주장한다.

우 의장은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 본회의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던 도중 정회를 선포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내란전담재판부법 등 민주당의 연내 처리 목표 법안에 관해 반대 의사를 표명하기 위해 비쟁점 법안에도 모두 필리버스터를 하기로 했다.

나 의원은 이에 본회의에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가맹점 사업법)'이 상정되자 첫 주자로 필리버스터에 나섰다.

나 의원은 발언 전 연단에 오를 때부터 통상 의원들의 관행인 국회의장에 대한 목례를 하지 않으며 우 의장과 신경전을 벌였다.

그는 이후 "국민의힘은 가맹점 사업법에 관해 찬성"이라면서도 "(민주당에) '8대 악법(내란전담재판부법 등 민주당 주도 연말 중점 법안)' 철회를 요구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시작한다"라고 했다. "대장동 항소 포기에 대한 국정조사를 실시해 달라"라고도 말했다.

이후 '입법 독재' 등 민주당을 향한 날 선 발언이 이어지자 우 의장은 "의제 외 발언을 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나 나 의원은 "가맹점 사업법이 대한민국 헌법 질서 안에서, 법률 질서 안에서 제대로 작동하도록 이 토론을 한다"라며 발언을 이어갔다.

나 의원 발언과 우 의장의 중단 요청,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각자 항의 등이 이어지며 본회의에서는 소란이 벌어졌다. 여야 양측에서는 우 의장을 추미애 법사위원장에 빗댄 "우미애", 나 의원과 속칭 '국회 빠루 사건(패스트트랙 사건)'을 엮은 "나빠루" 등 발언까지 나왔다.

이후 대치가 이어지자 우 의장은 나 의원의 마이크를 끄는 조치를 취했다. 이에 국민의힘이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휴대용 마이크 사용이 시도되자 우 의장이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우 의장은 이후 "정상적인 의사 진행이 어렵다"라며 정회를 선포했다.

여야 협의 없이 국회의장이 필리버스터 중 정회를 선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2012년 필리버스터 부활 이후 2020년 12월 한 차례 필리버스터 중 본회의가 정회되는 일이 있었으나, 당시는 의원 중 코로나19 확진자 접촉 사례가 나오며 교섭단체 간 협의로 정회한 것이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제16차 본회의에서 나경원 의원의 필리버스터 도중 의제와는 상관없는 발언으로 인해 마이크 전원이 꺼지자 우원식 의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025.12.09.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제16차 본회의에서 나경원 의원의 필리버스터 도중 의제와는 상관없는 발언으로 인해 마이크 전원이 꺼지자 우원식 의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025.12.09. kkssmm99@newsis.com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의장실을 항의 방문했고, 국회법 위반이라며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나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이런 의회 독재가 있을 수 있나"라며 "소수 야당 입틀막"이라고 했다.

이후 오후 8시30분께 본회의가 속개됐지만, 이에 관한 논쟁은 이어졌다. 국민의힘에서는 송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가 의장석 앞으로 나가 "불법적으로 (발언을) 중단시켰다", "국회 역사에 치욕사로 남을 것" 등 항의를 한동안 지속했다.

우 의장은 이에 국회법 해설집을 펼쳐가며 "(본회의 중) 질서 유지가 어려운 경우에 정회가 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 국회의장실에서는 국회법 145조가 규정하는 '국회의장의 본회의 질서 유지 의무'에 근거한 국회의장의 회의 중지·산회 선포권을 설명하는 자료를 배포했다.

이후 다시 연단에 오른 나 의원은 "우 의장은 필리버스터 제도를 무력화시킨 것을 책임져야 한다"라고 했다.
그는 "국회의장은 필리버스터 제도를 형해화했다"라며 "이렇게 되면 필리버스터는 저희(야당)는 영원히 못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의원의 발언이 이어지자 우 의장은 "일부러 (본회의를) 파행시키려 하는 건가"라고 했다.
이후 의제 외 발언 금지를 다루는 국회법 102조와 145조상 국회의장의 경고·제지 권한을 거론, 우 의장은 다시금 나 의원의 마이크를 끄는 조치를 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mzero@newsis.com, saebyeok@newsis.com, now@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