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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백록담 150㏊를 3D로 통째 기록… 낙석·붕괴 '부피'까지 추적한다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드론 영상 5689장·3차원 점 12억5000만개
화소당 평균 2.37㎝… 정상부 기준모델 확보
반복 촬영해 암벽 붕괴·침식 면적·부피 비교
낙석 위험·훼손 복원·고산식생 변화에 활용
한라산 넘어 제주 오름까지 정밀조사 확대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가 드론 영상 5689장을 활용해 구축한 한라산 백록담 정상부 3차원 정밀지형자료. 약 12억5000만개의 고밀도 3차원 점 자료를 기반으로 앞으로 암벽 붕괴와 낙석, 침식·퇴적에 따른 지형 변화를 면적과 부피 단위로 비교할 수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제공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가 드론 영상 5689장을 활용해 구축한 한라산 백록담 정상부 3차원 정밀지형자료. 약 12억5000만개의 고밀도 3차원 점 자료를 기반으로 앞으로 암벽 붕괴와 낙석, 침식·퇴적에 따른 지형 변화를 면적과 부피 단위로 비교할 수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한라산 백록담의 암벽 붕괴와 낙석, 침식·퇴적 변화를 앞으로 면적과 부피 단위로 비교할 수 있는 3차원 기준자료가 구축됐다. 지금의 백록담 정상부를 정밀하게 기록해 두고 같은 방식으로 반복 촬영하면 어디에서 지형이 무너지고 깎이거나 쌓였는지를 수치로 추적할 수 있게 된다.

9일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에 따르면 백록담과 주변 정상부 약 150㏊를 대상으로 고해상도 3차원 정밀지형자료를 자체 구축했다.

이번 조사에는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 5689장이 사용됐다. 이를 바탕으로 화소당 평균 2.37㎝ 해상도의 정사영상과 3차원 모델을 만들었고 약 12억5000만개의 고밀도 3차원 점 자료를 생성했다. 전체 영상의 99.9%가 정상 보정됐다.

핵심 조사구역은 백록담을 중심으로 약 150㏊다. 외곽 중복촬영과 경사영상을 합치면 영상에 담긴 범위는 약 367㏊까지 넓어진다.

이번 자료의 핵심은 백록담 정상부의 현재 지형을 '기준점'으로 확보했다는 데 있다. 백록담은 많은 강수와 강풍, 큰 기온 변화, 동결과 융해가 반복되는 고지대 환경에 놓여 있다. 조면암과 현무암질 화산암으로 이뤄진 급경사 지형에서는 암벽 붕괴와 낙석, 침식·퇴적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어 장기간 변화를 비교할 정밀자료가 필요했다.

지금까지는 변화가 일어난 위치를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앞으로는 같은 지역을 주기적으로 촬영해 이전 3차원 자료와 비교하는 방식으로 변화량까지 계산할 수 있다. 낙석이나 암벽 붕괴가 발생한 구간뿐 아니라 깎이거나 쌓인 지형의 면적과 부피를 정량적으로 비교하는 방식이다.

정밀조사가 가능해진 데는 수년간 축적한 드론 운용 기술이 밑바탕이 됐다. 세계유산본부는 지난 2016~2017년 항공라이다를 활용해 한라산천연보호구역 약 92㎢의 지형자료를 구축했다. 2020년부터는 백록담 서측 외벽과 영실, 윗세오름, 모세왓, 선작지왓 등 주요 화산지형으로 드론 3차원 조사를 확대했다.

상공에서 내려다본 한라산 백록담과 주변 정상부. 세계유산본부는 백록담을 중심으로 약 150㏊를 고해상도 3차원 자료로 구축했으며 외곽 중복촬영과 경사영상을 포함한 촬영 범위는 약 367㏊에 이른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제공
상공에서 내려다본 한라산 백록담과 주변 정상부. 세계유산본부는 백록담을 중심으로 약 150㏊를 고해상도 3차원 자료로 구축했으며 외곽 중복촬영과 경사영상을 포함한 촬영 범위는 약 367㏊에 이른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제공

백록담 전역 조사는 난이도가 더 높았다. 넓은 조사 범위와 큰 고도차에 급경사 암벽까지 이어지고 드론 통신과 비행 안전도 확보해야 했다. 한라산연구부는 지형추적 비행과 경사촬영, 대용량 영상처리 기술을 단계적으로 축적해 전역을 하나의 정밀한 3차원 자료로 연결했다.

전문기관과의 기술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세계유산본부는 올해 3월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자원융합지식본부와 제주지역 지질·지형의 지리정보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활용 범위는 재난·안전과 자연환경 보전까지 이어진다. 한라산연구부는 이번 자료를 낙석 우려지역 선별과 훼손지역 복원 전후 비교, 천연보호구역 장기 모니터링, 고산식생의 분포와 변화 추적에 활용할 계획이다.

앞서 구축한 한라산 윗세오름과 영실, 모세왓 등의 자료는 제주도 공간정보업무포털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오빅데이터 오픈플랫폼의 3차원 가시화 서비스에서 활용되고 있다.

3차원 지형자료의 쓰임은 연구에만 머물지 않는다. 자료를 경량화하면 3차원 웹뷰어와 가상 지질답사, 전시영상,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백록담 형성과정 교육자료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세계유산본부는 앞으로 한라산 주요 지형과 제주지역 오름으로 조사 범위를 넓히고 지형·식생·문화유산 분야에도 3차원 조사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김대신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장은 "한 지역을 오랫동안 관찰하며 변화 과정을 꾸준히 기록하는 게 지역 기반 연구기관의 강점"이라며 "백록담 전역을 조사할 기술과 경험을 확보한 만큼 정밀도와 조사 효율을 높이고 활용 분야도 넓히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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