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등딱지에 주소·소원 빼곡…부산 대형 거북이 무슨 일?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기장 해안가 배수로서 30㎝ 넘는 개체 발견…생태계 교란종 추정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부산 기장군 해안가에서 집 주소와 사람 이름, 소원 등이 등딱지에 빼곡하게 적힌 대형 거북이가 발견됐다. 몸길이가 30㎝를 넘는 이 거북이는 생태계 교란종으로 추정됐으며, 누군가 소원을 빌기 위해 글씨를 적은 뒤 방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날 오전 7시께 부산 기장군의 한 리조트 구역 내 카페 앞 배수로에서 대형 거북이 한 마리가 발견됐다. 주변을 산책하던 주민 김모(70)씨가 배수로에 있는 거북이를 발견했으며, 몸길이는 30㎝를 족히 넘는 크기였다고 전했다.
거북이의 등딱지는 흰색 글씨로 뒤덮여 있었다. 집 주소를 비롯해 사람 이름과 소원으로 보이는 문구가 곳곳에 적혀 있어 자연에서 서식하던 개체라기보다 사람이 기르거나 별도로 확보한 뒤 방생했을 가능성을 떠올리게 하는 모습이었다.
김씨는 거북이를 발견했을 당시 곧바로 신고하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갔다. 몇 시간 뒤 거북이가 걱정돼 다시 현장을 찾았지만 이미 배수로에서 사라진 뒤였다.
현장 사진을 살펴본 전문가들은 해당 개체가 생태계 교란종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했다. 외래 거북이가 국내 자연에 유입될 경우 토종 생물과 먹이·서식지를 놓고 경쟁하거나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임의 방생이 제한된다.
동물보호단체 라이프의 심인섭 대표는 방생 과정에서 자라를 주로 이용하지만 자라를 구하기 어려워 해당 거북이를 대신 선택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심 대표는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된 동물을 개인이 임의로 자연에 풀어놓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등딱지에 남겨진 주소와 이름, 소원 문구는 단순히 유기된 반려동물이 아니라 특정 목적의 방생이었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꼽힌다. 다만 실제로 누가 글씨를 적었는지, 어디에서 사육됐는지, 어떤 경위로 배수로까지 이동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생태계 교란종을 하천이나 해안가 배수로 등 자연에 무단으로 방생할 경우 관련 법률에 따라 과태료 부과 또는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거북이 등딱지에 글씨를 쓰는 행위 역시 동물에게 고통이나 상해를 가한 구체적인 방식과 정도에 따라 동물보호 관련 법률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email protected]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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