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맘 죽음 내몬' 사채업자, 2심서 혐의 추가되고도 감형
다수 전력·악질 수법 지적에도 형량 감경돼
혐의 늘었지만 피해자들과 추가 합의 참작
[파이낸셜뉴스] 경제적 약자들에게 고리로 돈을 빌려준 뒤 상환을 독촉하며 협박해 홀로 유치원생 딸을 키우던 30대 싱글맘을 죽음에 이르게 한 사채업자가 2심에서 혐의가 추가로 인정됐음에도 오히려 형을 감면받았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항소3부(허명산 부장판사)는 대부업법·채권추심법·전자금융거래법·전기통신사업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34)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또한 압수된 증거를 몰수하고 추징금 770만776원을 납부할 것과 추징금 상당의 가납도 명령했다.
앞서 검찰은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김씨에게 징역 8년을 구형하며, 범죄 수익금 777만776원을 추징하고 압수물을 몰수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씨는 지난 2024년 7월부터 11월까지 대부업 등록을 하지 않고 6명에게 총 1760만원을 고이율로 빌려준 뒤 이들의 가족과 지인에게 협박성 메시지를 전송하는 등 불법 추심 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가 피해자들에게 요구한 연 이자율은 법정 이자율인 20%의 60배를 웃도는 1233%에서 많게는 6883%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 중 유치원생 딸을 키우던 30대 싱글맘 심씨는 악성 불법 추심에 시달리다가 지난 2024년 9월 유서를 남기고 숨졌다. 이 사건으로 경찰의 늑장 대응 이슈가 불거지자 경찰은 불법사금융 특별단속 기간을 연장했고, 금융당국 역시 피해 신고부터 사후 구제 지원을 강화하기로 한 바 있다.
재판부는 애초 1심에서 무죄 취지로 판단했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에 대해 검사의 공소장 변경을 받아들여 유죄로 판단을 뒤집었다. 혐의가 늘어난 셈이다.
아울러 피고인의 범행이 사회적으로 미친 폐해가 막대하다고 질책했다. 허 부장판사는 "미등록 대부업자가 궁박한 처지의 서민에게 초고리 이자를 뜯어내는 행위는 채무자에게 극심한 재산적·정신적 고통을 안길 뿐 아니라 금융거래 질서까지 흔드는 중범죄"라며 "대부업법 입법 취지에 맞춰 엄벌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채무자는 물론 그 가족과 지인 등 관계인을 상대로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인신공격성 표현이나 욕설을 해 공포심과 수치심을 유발했고, 피고인에게 다수의 범죄 전력이 있는 점을 불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지급한 합의금만으로 피해자들의 고통이 회복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도 피해자들과 추가로 합의해 이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피고인이 범행 일부를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김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압수물을 몰수하고 717만1149원을 추징할 것도 명령했다.[email protected] 서지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