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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떠보니 토사에 묻혀 있어"…거제 산사태로 매몰됐다 구조된 부부

뉴스1
거제 옥포동 아파트 산사태로 부상을 입은 천모 씨(오른쪽)와 그를 구조한 박종기 씨가 18일 아파트에서 만나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6.8.18/뉴스1 한송학기자
거제 옥포동 아파트 산사태로 부상을 입은 천모 씨(오른쪽)와 그를 구조한 박종기 씨가 18일 아파트에서 만나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6.8.18/뉴스1 한송학기자

(거제=뉴스1) 한송학 기자
"눈 떠보니 토사에 묻혀 머리만 나와 있었어요."

경남 거제시 옥포동의 한 아파트 뒷산에서 발생한 산사태 피해자 천 모 씨(52)가 18일 아파트 사고 현장에서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천 씨는 지난 17일 새벽 4시 25분께 산사태 피해를 입은 아파트 1층 거주자로 당시 아내와 함께 토사에 매몰돼 인근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천 씨는 산사태 발생 당시 아내와 함께 안방에서 잠을 자던 중 눈을 떠보니 아내와 함께 토사에 매몰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천 씨는 "뭐라고 상황을 말할 수 없는 게 눈을 떠보니 토사에 묻혀 머리만 나와 있었다"며 "안방에서 베란다 바깥으로 밀려와 움직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다가 봉변을 당했다"며 "이웃들이 저와 아내를 발견해 흙을 파내고 구조했다. 생명의 은인"이라고 말했다.

천 씨는 왼쪽 팔에 깁스하고 있었고 몸에는 긁히고 찍힌 흔적들이 남아 있었지만 크게 다친 건 아니라며 입원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손사래를 쳤다. 천 씨 아내는 다리에 골절 등 부상을 당했다.

이날 천 씨는 자신의 아파트 앞에 주차해 둔 차를 가지러 왔다며 자신을 구해준 이웃들을 만나 산사태 당시의 구조 상황도 전해 들었다.

천 씨를 구조한 이웃들은 이 아파트 2층에 사는 박종기 씨(78) 등 5명이다.

박 씨도 산사태 발생 당시 집으로 토사가 들이치면서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웃들과 함께 토사에 묻힌 천 씨와 그의 아내를 구조했다.

박 씨는 "이날 오전 3시까지 잠을 자지 못했고 잠시 눈을 붙이려 안방에 들어갔다가 오전 4시 20분쯤 천둥소리에 눈을 떴다"며 "안방 빼고는 다 토사가 들어찼다. 얼마나 놀랐는지 맨발로 밖으로 뛰어나갔다"고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또 "밖으로 나오니 칠흑같이 어두웠고 사람 살려달라는 소리가 들렸다"며 "흙에 묻혀있는 천 씨와 아내를 발견하고 이웃들과 삽하고 호미 등 사용할 수 있는 도구를 이용해 흙을 파헤쳐 구조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다만 박 씨는 이번 산사태로 사망한 A 씨(20대)는 구조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박 씨는 "A 씨의 다리만 보였는데 체온이 있어 살아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며 "119가 도착해 A 씨를 구조했는데 결국 숨졌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번 산사태의 피해자이기도 한 박 씨는 이 지역 주민자치위원장으로 현재 아파트의 상황을 살피며 복구에 힘을 보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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