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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즈러너:스코치 트라이얼’, 뫼비우스 띠에 갇힌 러너들의 ‘생존 탈출기’

입력 2015.09.08 15:59수정 2015.09.08 15:59


[fn★리뷰] ‘메이즈러너:스코치 트라이얼’, 뫼비우스 띠에 갇힌 러너들의 ‘생존 탈출기’


‘메이즈 러너’가 꼬박 1년을 기다렸던 팬들에게 기대 이상의 선물을 준비해 돌아왔다.

영화 ‘메이즈 러너:스코치 트라이얼’(감독 웨스볼)은 지난해 개봉한 ‘메이즈 러너’의 속편으로, 살아 움직이는 거대한 미로에서 탈출해 또 다른 세상 ‘스코치’에 도착한 러너들이 미스터리한 조직 ‘위키드’에 맞서 벌이는 생존 사투를 담은 액션 스릴러 영화다.

전편 ‘메이즈 러너’에서 토마스(딜런 오브라이언 분), 뉴트(토마스 브로디-생스터 분), 민호(이기홍 분), 트리사(카야 스코델라리오 분)는 기억을 잃은 채 미로에 내던져졌고, 목숨을 걸고 탈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미로는 단지 시작일 뿐이었다.

1편의 마지막 장면에서 바로 이어지는 2편에서 이들은 안전한 곳으로 나왔다는 안도감도 잠시, 도망친 곳 역시 위키드 소굴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또 한 번 탈출을 감행한다. 1편의 미로가 ‘위험도1’이었다면 러너들이 도망치면 도망칠수록 위험도의 수준은 점차 높아지고, 관객들의 스릴감은 더해진다.

러너들이 도망쳐야 할 곳은 폐허가 된 도시 스코치, 단 하루도 목숨을 부지하기 힘든 곳이다. 하지만 위키드의 꼭두각시가 되지 않기 위해 그들이 주는 편안함을 거부하고 자유를 찾아 스코치에 발을 들여놓는다. 바람이 몰아쳐서 눈도 제대로 뜰 수 없는 모래 언덕, 언제 크랭크가 습격할지 모르는 폐공장 등을 마주한 러너들은 규칙만 지키면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던 미로 시절이 그리워질 지경에 맞닥뜨리기도 한다.

하지만 피폐한 상황에서 서로에 대한 믿음은 더욱 단단해지고, 더불어 이들은 목숨을 대가로 사랑과 갈등 등 다양한 감정을 겪으며 성장해 나간다.

강인한 리더십으로 다른 친구들을 다독거리며 앞을 향해 걸어가게 만드는 토마스, 토마스가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믿는 행동파 민호,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선보이는 뉴트, 의문의 소녀에서 기억을 되찾고 활약하는 트리사까지 러너들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극의 흐름을 이끌어 나간다.

더불어 새 친구들의 등장은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조금은 이상해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용기있는 친구 아리스(제이콥 로플랜드 분)와 또 다른 곳에서 위키드에 저항하고 있는 해리엇(나탈리 엠마뉴엘 분)은 기존의 친구들이 위키드에 맞설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안내자가 돼 준다.

[fn★리뷰] ‘메이즈러너:스코치 트라이얼’, 뫼비우스 띠에 갇힌 러너들의 ‘생존 탈출기’


전편과 가장 큰 차이점은 거대한 배경이다. 전편의 주된 배경은 살아 움직이는 미로로, 한정된 장소 속에서 탈출기를 그렸던 것과 달리 2편의 배경은 훨씬 큰 스케일로 관객들을 압도한다. 광활한 하늘 아래 펼쳐진 끝이 없는 사막의 모래 언덕과 바싹 마른 땅, 쓰러져가는 건물들, 버려진 폐차장 등 황폐해진 지구가 러너들의 활동지다. 도전할 엄두조차 두렵게 만드는 넓은 배경은 러너들을 한없이 작은 존재로 만들어버린다.

다양한 공간만큼 액션 역시 다채롭게 펼쳐진다. 좀비 크랭크의 공격과 동료인지 적인지 알 수 없는 이들의 공격, 상상할 수 없는 위협들이 러너들을 극한의 상황으로 몰아넣고 그들을 계속 달리도록 만들며 사실감 넘치는 액션을 담아냈다. 또한 액션을 통해 토마스의 빠른 판단력과 냉철한 결단력, 민호의 힘이 넘치면서도 친구들을 생각하는 진실된 마음 등 캐릭터의 성격이 드러나기도 한다.

또한 1편에서 러너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던 괴물이 그리버였다면 2편에서는 크랭크라는 존재가 등장한다. 크랭크는 지구를 폐허로 만든 플레어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들로, 마치 좀비 영화를 연상케 하는 크랭크의 특수 분장으로 인해 등장 자체만으로도 관객들에게 공포감을 자아낸다.


‘메이즈 러너’ 시리즈의 기본 스토리는 위키드라는 조직을 벗어나려는 러너들의 탈출기다. 한 줄로 요약할 수 있는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긴장감을 부르는 감독 웨스볼의 연출력과 그에 걸맞은 배우들의 액션 연기는 관객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감을 선사한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탈출해도 여전히 위키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들이 ‘미션 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보다 더 임파서블해보이는 위키드로부터 벗어나기란 과연 가능한 것일까.

한편 ‘메이즈 러너:스코치 트라이얼’은 오는 16일 개봉할 예정이다.

/fnstar@fnnews.com fn스타 이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