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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d 콘서트, 왜 ‘갓’인지 설명한 150분

입력 2015.12.17 22:09수정 2015.12.17 22:09


[fn★리뷰] god 콘서트, 왜 ‘갓’인지 설명한 150분

그룹 god가 관객들의 목요일 밤을 잊지 못할 ‘불목(불타는 목요일)’으로 만들었다.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god 콘서트 ‘god-2015’가 열렸다. 평일임에도 객석에는 많은 사람들이 자리했다. god 다섯 멤버들은 자신을 보러와 준 팬들을 위해 최고급 무대를 선물했다.

# ‘국민그룹’ 클래스는 영원하다

god는 ‘하늘색 풍선’과 ‘니가 있어야 할 곳’, ‘스탠드 업(Stand Up)’으로 화려한 ‘오프닝 스테이지(OPENING STAGE)’ 무대를 펼쳤다. 다섯 멤버들은 무대 구석구석을 활기 차게 누비며, 본격적인 콘서트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진 ‘테마 스테이지(THEME STAGE)’에서는 5집 앨범 수록곡 ‘사랑이야기’와 2집 앨범 수록곡 ‘댄스 올 나잇(Dance All Night)’, 1집 앨범 수록곡 ‘관찰’ 무대를 연달아 꾸미며, 녹슬지 않은 안무와 호흡을 뽐냈다.

브릿지 영상이 나오면서 잠시 숨을 돌린 god는 각각 3집과 1집 앨범에 담겨 있는 노래 ‘왜’, ‘니가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을 라이브하며, 관객들의 감성을 저격했다. 이후 ‘애수’로 객석을 들썩이게 한 뒤 지난 9일 발매한 새 싱글 앨범 타이틀곡 ‘웃픈 하루’로 감미롭게 ‘테마 스테이지’를 마무리했다.

다음 차례는 호스트가 팬들의 신청곡과 사연을 읽어주는 ‘리퀘스트 스테이지(REQUEST STAGE)’였다. 이날 호스트는 메인 보컬 김태우였다. 그는 사연을 읽고 관객들과 소통하면서 팬들의 신청곡 ‘134-14’, ‘그대 날 떠난 후로’, ‘편지’를 멤버들과 함께 라이브했다.

특히 멤버들은 호스트 김태우에게 ‘사랑비’를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god 콘서트에서 자신의 솔로곡을 부르기가 민망했는지 주저했지만 관객들의 열렬한 환호에 즉석에서 ‘사랑비’를 열창했다. 다른 멤버들은 김태우 앞에 쪼르르 앉아 그의 팬이 돼 박수를 쳐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김태우는 “‘리퀘스트 스테이지’의 마지막 곡이다. 이번에는 팬들에게 우리가 리퀘스트하는 노래”라며 4집 수록곡 ‘다시’를 소개했다. 멤버들은 객석에 마이크를 넘기며, 관객들과 하나 돼 노래했다.

올림픽 체조경기장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고, 콘서트도 절정으로 흘러갔다. ‘god 박물관’이라는 콘셉트로 꾸며진 ‘메인 스테이지(MAIN STAGE)’에서는 데뷔곡 ‘어머님께’, god의 전성기를 이끈 노래 ‘거짓말’, 연말 가요 시상식에서 대상을 휩쓴 곡 ‘길’, 9년 만에 다시 뭉쳐 팬들에게 선물한 곡 ‘미운오리새끼’ 무대를 펼쳐 오랜 기간 동안 함께 울고 웃은 팬들을 감동케 했다.

콘서트의 대미를 장식할 ‘엔딩 스테이지(ENDING STAGE)’에서는 댄스곡 ‘프라이데이 나잇(Friday Night)’과 ‘0%’ 무대를 선보여 객석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이후 멤버들은 클로징 멘트를 했고, ‘하늘색 약속’으로 공식적인 엔딩 무대를 펼쳤다.

관객들은 자리를 뜨지 않은 채 연신 앙코르를 외쳤고, 멤버들은 다시 돌아와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웃픈 하루’와 함께 싱글 앨범 더블 타이틀곡인 ‘니가 할 일’로 앙코르 무대를 시작한 god는 ‘촛불 하나’와 ‘하늘색 풍선’으로 다시 한 번 객석을 뛰게 만들었다. 이어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fn★리뷰] god 콘서트, 왜 ‘갓’인지 설명한 150분

# god와 함께 늙어가는 하늘색 풍선

지난 1998년 12월 데뷔한 아이돌 그룹 god는 이제 평균 나이 39세의 ‘중년돌’로 변모했다. 하늘색 풍선을 들고 god를 연호하던 소녀 팬들 또한 어느덧 아이 엄마 혹은 커리어 우먼이 됐다.

하지만 하늘색 풍선이 하늘색 형광봉으로 바뀌었을 뿐 팬들의 열정은 과거 모습 그대로였다. 멤버들이 객석을 향해 손을 내밀 때면, 사방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god도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듯 요즘 아이돌 그룹 못지않은 퍼포먼스를 펼치며, 관객들의 함성 데시벨을 높였다.

팬들 또한 성숙한 관객 매너를 선보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에서 일어나 god에게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이에 화답하듯 멤버들은 팬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노래를 부르면서 함께 사진 촬영에 임해주는 등 화끈한 팬서비스를 선사했다.

god 콘서트를 찾은 관객들은 2~30대 팬들뿐만 아니었다. 전성기 활동 시절 태어난 10대 소녀 팬부터 50대 중년 남성 팬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팬들이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 찾아와 ‘국민그룹’의 면모를 과시했다.



[fn★리뷰] god 콘서트, 왜 ‘갓’인지 설명한 150분

# 그야말로 ‘갓’ 콘서트

세월이 많이 흐른 만큼 god에게서 전성기만큼의 ‘칼 군무’나 격렬한 퍼포먼스는 볼 수 없었다. 대신 멤버들에게는 한층 더 노련해진 무대매너가 생겼다. 힘을 빼고 편하게 관객들과 소통하며, 콘서트를 즐기는 모습에 팬들은 더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콘서트에 사용한 god 노래 전곡을 풀 라이브(Full Live)로 연주한 브라스 밴드 또한 돋보였다. 이들의 생생한 라이브 연주는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MP3 음악을 주로 들어오던 관객들의 귀를 호강시켰다.

화려한 무대효과와 장치도 눈부셨다. 무대 곳곳에서 화려하게 터진 폭죽과 형형색색의 조명들은 콘서트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무대 양쪽으로 설치된 대형 스크린은 마치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듯한 생동감을 선사했다. 이와 더불어 객석 사이드에 앉은 관객들의 시야 확보에 도움을 줬다.

‘꽃보다 xx’ 시리즈로 ‘테마 스테이지’ 중간중간 관객들에게 선보인 브릿지 영상도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god의 콘서트 준비 과정을 담은 이 영상에서는 멤버들의 장난기 가득한 모습이 담겨 있어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처럼 god 콘서트는 무대부터 공연 외적 요소까지 흠 잡을 곳 없었다.
특히 다섯 멤버들은 콘서트가 진행되면 될수록 지치기는커녕 더 에너지 넘치는 모습으로 노래했다. 팬들과 함께 데뷔 20주년을 향해 달려가는 god가 앞으로도 관객들과 호흡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만들기 기대해본다.

한편 god는 오는 20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서울 공연을 펼치고 오는 24일과 25일에는 대구 엑스코에서, 30일과 31일에는 부산 벡스코에서 콘서트를 개최한다.

/fnstar@fnnews.com fn스타 최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