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7년차 이상이 되면 중견 그룹이라고 불린다. 지금까지 해온 것에 새로운 무언가를 더해야 할, 또 다른 시작점에 서 있는 위치다. 그만큼 대중의 기대는 커지고 그룹의 부담은 무거워져 간다. 걸스데이는 현명한 변화를 통해 짊어진 짐을 내던졌고, 씩씩한 걸음으로 나아갈 원동력을 얻었다.
걸스데이는 지난 27일 다섯 번째 미니앨범 ‘걸스데이 에브리데이 #5(Girl's Day Everday #5)’를 발표했다. 타이틀곡 ‘아 윌 비 유어스(I'll be yours)’는 섹시하고 당당하게 남자의 고백을 유도하는 자신감 넘치는 여성의 모습을 그린 곡이다.
내용만큼이나 노래는 전반적으로 파워풀하다. 레트로 스타일과 브라스 베이스라인에 후렴구의 록적인 요소는 섹시함 속 터프한 이미지를 강조한다.
뮤직비디오를 보면 ‘멋지다’는 생각이 또렷해진다. 혜리는 보라색 립스틱을 발라 파격적인 비주얼을 연출했는가 하면, 유라는 불붙은 피아노를 열정적으로 치는 유라 등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걸스데이는 앨범 간 공백기가 길어 신곡을 낼 때마다 연차는 점점 쌓여갔다. 개인활동을 통해 경험과 내공은 더욱 견고해졌다. 하지만 곡의 퀄리티와 별개로, 지금껏 쌓아온 영(young)한 느낌의 섹시 콘셉트를 쉽사리 버리지 못하는 모양새였다. 이미 짜여 있는 성공공식이 있기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각 연차에 맞는 콘셉트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안주하지 않는 태도 역시 중요하다. 시간은 흘러가는데 과거의 무대에만 묶여있다간 씁쓸함만 남는다. 현재 팀의 모습과 맞는 변화를 찾아가는 것이 롱런을 위한 필수적인 관문인 셈이다.
신곡뿐만 아니라 걸스데이의 컴백 자체가 의미 있던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데뷔 7, 8년차 그룹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가운데, 걸스데이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아울러 이번 앨범에 최초로 솔로곡을 싣고 작사 등 곡 작업에 적극 참여한 부분에서 정성이 느껴진다. 각기 다른 다섯 트랙은 타이틀곡의 낯섦을 중화시킨다. 다양한 분위기의 재킷 사진들은 앨범을 풍부하게 만들었다. 오랜만에 나온 신보가 미니 형태여서 아쉽긴 하지만 밀도가 높다.
/lshsh324_star@fnnews.com 이소희 기자 사진 드림티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