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근심 걱정 잊고, 푸르른 ‘뷰민라 2017’ 즐기세

입력 2017.05.16 11:11수정 2017.05.16 11:11

[공연리뷰] 근심 걱정 잊고, 푸르른 ‘뷰민라 2017’ 즐기세


음악은 평범한 우리의 삶을 특별하게 바꾸어 놓고, 위로와 공감 그리고 설렘을 선사한다. 여기에 푸릇푸릇한 녹색 식물까지 더해진 장이라면, 그야말로 천국이다. 뷰티풀, 민트, 라이프. 듣기만 해도 청량한 단어들이 모인 음악페스티벌 뷰티풀 민트 라이프가 바로 그곳이다.

지난 14, 15일 이틀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에서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17(이하 뷰민라)가 열렸다. 올해 여덟 번째 봄을 맞은 뷰민라에는 양일간 2만 여 명의 관객이 찾았다.

첫 날에는 폭우가 쏟아지는 바람에 당황한 관객들이 급히 대피하는 일이 벌어졌지만, 저녁에는 날이 개 차질 없이 정상적으로 공연이 진행됐다.

다행히 둘째 날에는 화창한 날씨였다.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적절히 조화를 이뤘던 이 날은 뷰민라 특유의 청량한 분위기가 더욱 살아났다.

메인무대인 민트 브리즈 스테이지에서는 개회사로 서막을 올린 안녕하신가영이 따사로운 햇살과 어울리는 감미로운 목소리로 현장을 물들였다. 처음으로 뷰민라 무대에 오른 정승환은 귀여운 매력을 발산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그를 바라보는 여성 팬들의 얼굴에는 흐뭇한 미소가 가득했다.

[공연리뷰] 근심 걱정 잊고, 푸르른 ‘뷰민라 2017’ 즐기세


잔잔한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카페 블로썸 하우스로 발걸음을 옮겼다. 오왠의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고, 장내는 이미 꽉 차 있었다. 오왠은 능숙한 무대매너와 변함없는 가창력으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자연친화적인 뷰민라의 이미지와 가장 잘 어울리는 존은 러빙 포레스트 가든이다. 강을 뒤로하고 녹음이 우거진 한 가운데 설치된 무대는 이름 그대로 숲 속에서 노래를 듣는 기분을 선사했다.

여기서 서사무엘은 곡에 담긴 스토리를 하나하나 직접 설명하며 노래를 불렀고, 그의 진심 가득한 노래는 따가운 햇살도 이겨내게 만들었다.

어느새 날이 어둑해지고 수변무대의 조명만이 밝게 빛나자, 감성적인 분위기는 더욱 살아났다. 랄라스윗은 특유의 위트 넘치는 멘트와 맑은 보컬을 뽐냈다.

이곳의 엔딩을 장식한 가수는 브로콜리너마저였다. 공연 시작 전, 관객들은 이들이 악기 세팅을 하고 테스트로 노래를 부르는데도 환호하며 팀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또 노래의 전주가 흘러나올 때마다 탄성을 질렀다. 모두가 분위기에 흠뻑 젖어 고개를 까딱이고 몸을 좌우로 움직이며 노래를 즐기는 모습은 그 어떤 스트레스도 날려 보낸 듯 했다.

[공연리뷰] 근심 걱정 잊고, 푸르른 ‘뷰민라 2017’ 즐기세


음악 페스티벌의 가장 클라이맥스는 노을이 지는 순간부터이지 않을까. 저녁이 다가오던 같은 시각, 민트 브리즈 스테이지에서는 노리플라이가 또 다른 무드를 선사했다. 시간이 언제 이렇게 갔나 싶을 정도로 몰입도 높은 순서였다.

뷰민라에는 공연 외에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되어 있었다. 페스티벌의 또 다른 핵심인 민트문화체육센터에서는 추억의 포크댄스, 2인3각 달리기, 백일장, 사생대회, 서예교실 등이 열려 가수와 관객이 함께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작은 게릴라 공연인 레이지 애프터눈, 관객 커플 대결과 소개팅으로 펼쳐진 민트라디오 공개방송, 퀴즈 대회 민트똘똘이선발대회, 혼공족을 위한 프로그램인 나이스투미츄 등 부대 이벤트도 진행됐다.

포토월 역시 푸릇푸릇한 선인장, 아기자기한 집 등 판넬로 꾸며져 뷰민라의 색깔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붉은 빛 꽃으로 가득 찬 포토월은 가장 인기가 많았는데, 공간을 더욱 화사하게 만들고 로맨틱한 분위기까지 더했다.

페스티벌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다소 늦은 시각, 이제 집으로 가려고 하는데 지하철 역 부근에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궁금해 다가가니, 솔루션스가 길거리에서 버스킹을 펼치고 있었다. 알고 보니 행사 측에서 준비한 이벤트였고, 끝까지 완벽한 주말을 선사한 뷰민라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공연리뷰] 근심 걱정 잊고, 푸르른 ‘뷰민라 2017’ 즐기세


뷰민라의 가장 훌륭한 점은 어느 한 곳에 치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관객이 공연뿐만 아니라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를 마련해 알찬 축제를 만들었다. 음악과 즐길 거리가 적절히 조화를 이룬 셈이다. 덕분에 현장을 오가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근심 없음’이라고 써 있는 듯 한 표정이 그득히 묻어났다.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도록 아름답게 꾸며놓은 현장은 한 편의 그림을 보는 듯한 풍경으로 눈을 행복하게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뷰민라의 취지인 환경보호와 자연사랑을 느낄 수 있는 디테일을 놓치지 않았다. 쓰레기통은 다른 페스티벌보다 월등히 많았고, 그곳에는 여러 스태프들이 서 있어 사람들이 분리수거를 제대로 하도록 도왔다. 현장 곳곳에는 쓰레기를 줍고 있는 스태프의 모습이 목격됐다.
이를 본 관객들은 자신이 머문 자리를 스스로 치웠다.

결과적으로 뷰민라는 이 장소에서 벌어지는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조성해놓았다. 이로써 힘든 일상에 지친 나를 잊고 오로지 지금 이 순간에만 집중할 수 있는 행복한 주말을 선물 받았다.

/lshsh324_star@fnnews.com 이소희 기자 사진=민트페이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