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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링블링’ 김아론 감독, 박규리X김흥수 캐스팅한 이유

입력 2017.07.13 16:14수정 2017.07.13 16:14


[fn★독점①]‘볼링블링’ 김아론 감독, 박규리X김흥수 캐스팅한 이유


영화 '볼링블링'은 배리어프리영화다. 배리어프리영화란, 자막과 화면해설이 포함되어 시·청각 장애인들과 비장애인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말한다. 지난 2008년 '라라 선샤인'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김아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지난달 공개된 이 영화가 짧지만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건,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에 아름다운 영상미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볼링장에서 만난 보라(박규리 분)와 시각장애인 희준(김흥수 분)이 볼링게임을 통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해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아론 감독은 "처음 의뢰를 받고 배리어프리 소재로 적합한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해 보다가 예전에 써놓은 시나리오가 떠올랐다. '소리가 나는 드레스'라는 시나리오인데, 요즘 버전으로 각색해서 볼링이란 소재를 넣어서 만들었다"고 밝혔다.

[fn★독점①]‘볼링블링’ 김아론 감독, 박규리X김흥수 캐스팅한 이유


주연 배우 김흥수와 박규리는 재능기부 형식의 노개런티로 출연했다. 감독은 김흥수와 일전에 작업을 함께한 적이 있다. 그는 "아직 후반 작업이 안 끝나서 공개는 되지 않았지만 김흥수 배우의 느낌이 너무 좋았다. 에너지 넘치는 이 배우와 다시 작업을 할 수 없을까 생각하다가 이번에 또 같이 하게 됐는데 역시 너무 잘했다. 그리고 너무 잘생겼다"며 웃었다.

여주인공 박규리에 대해서는 "드라마를 안 보는 편인데 영화는 다 챙겨본다. 박규리 배우가 나온 영화도 많이 봤다. 내가 아는 촬영 감독이 박규리 씨가 나온 영화를 다 촬영했더라. 꼬박꼬박 시사도 갔었다"며 "그땐 개인적으로 몰랐지만 지켜보고 있었다. 뭔가 김흥수 씨와 조합도 어울릴 거 같고 탭댄스를 잘 출 거 같았다. 느낌이 여러가지로 괜찮아서 작업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흥수 역시 김아론 감독에 대한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새로운, 안 해본 역이었고 아론 형이 같이 하자고 해서 무조건 했어요. 예쁜 여신 규리 씨와 같이 해서 좋았고요. 워낙 스타잖아요. 가수로서 엄청난 성공을 이룬 분이라 겁을 많이 먹었죠. 그런데 너무 착했어요. 짧은 시간 안에 빨리 친해졌고, 상대를 편하게 해주더라고요."

[fn★독점①]‘볼링블링’ 김아론 감독, 박규리X김흥수 캐스팅한 이유


이번 영화 '볼링블링'에서 김흥수는 시각장애인을 연기했다. 쉽지는 않은 도전이었다.

"장애를 가진 역은 경험하기 힘들잖아요. 굉장히 어려웠어요. 제가 잘한 거 같지는 않아요. 나름 준비하고 공부했지만 스스로 만족도가 높지 않아서 공부가 많이 됐죠. 익숙해져 있던 연기의 틀을 깨고 싶었고,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는 영화에요."

박규리 또한 이 작품이 갖는 남다른 의미에 대해 털어놨다.

"저는 사실 일을 하거나 작품을 할 때 얼마나 이 작품이 내 인생에 있어서 큰 의미가 있을까 생각을 하고 정하는 편이거든요. 굉장히 좋은 취지의 작품이라 생각했어요. 영화 자체도 의미가 있지만 배리어프리 영화제를 통해 작품이 널리 알려지면 좀 더 관심을 갖게 될 거라 생각했고요. 출연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좋은 인연을 만나게 된 것도 큰 의미가 있고요."

아무래도 '장애'라는 소재를 다루다 보니 감독 입장에서도 신경 쓸 부분이 많았을 터. 김아론 감독은 "취지가 좋은 영화인데 잘못 찍어서 더 누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신경을 쓰려고 노력을 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화합할 수 있는 매개체가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 스포츠를 떠올렸다. 같이 어우러져서 할 수 있게 표현이 돼서 좋았다"며 "모두가 화합하는 느낌들이 나름대로 완성도를 떠나서 취지에 부합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자평했다.

[fn★독점①]‘볼링블링’ 김아론 감독, 박규리X김흥수 캐스팅한 이유


김흥수는 시각 장애 연기나 영화를 찾아봤지만 너무 많이 보면 카피를 할까봐 일부러 자제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시선 처리라든지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의 행동들이라든지, 그런 것들을 시각장애인을 통해 관찰을 했다. 더 많이 준비를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감독과 배우들 그리고 스태프들이 모두 고군분투하는 현장이었다. 하루 동안 촬영을 마쳐야 했기 때문에 긴장하고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서로 배려하면서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박규리는 "할 때는 좀 빡빡한 스케줄이었다. 만 하루 동안 다 찍어야 했다. 볼링장을 열고 닫는 시간이 있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스케줄을 잘 배분해서 배우들이 지치지 않게 해줬고, 흥수 오빠나 나머지 배우들도 서로 잘 해줬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김흥수는 "전에 단편 할 때도 그렇게 촬영했는데, 김아론 감독님이 가장 좋았던 게 콘티가 정확하다.

대본 분량에 비해서 엄청 빨리 찍었다"며 감탄했다.

김아론 감독은 "하루 안에 다 찍을 수 있을지 걱정도 했었는데, 배우들이 잘 따라와줘서 고마웠다. 촬영하다가 중간에 텀이 생기면 박규리는 탭댄스 연습을 하더라. '저 사람의 체력은 어디까지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놀랍더라"며 크게 웃었다.

/uu84_star@fnnews.com fn스타 유수경 기자 사진=김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