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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밥바룰라’, 장년배우 4色 매력 빛난 수작

입력 2018.01.19 17:58수정 2018.01.19 17:58

[fn★리뷰]‘비밥바룰라’, 장년배우 4色 매력 빛난 수작

"노인영화는 지루하다?" '비밥바룰라'가 이런 편견을 완벽히 깰 작품으로 성큼 다가왔다. 엄청난 연기 내공을 자랑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하는 만큼, 웃음과 감동을 한데 버무린 수작으로 탄생했다.

19일 오후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비밥바룰라'는 장년층 배우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 색다른 결의 영화다.

평균 연령 70세의 평생지기 친구들이 그동안 꿈꿔왔던 각자의 버킷리스트를 실현하기 위해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행동력으로 친구들을 이끄는 영환(박인환 분)은 어릴 적 친구들과 함께 살 집을 구하며 자신의 꿈을 실현해간다. 또한 훌쩍 떠나버린 고마운 형 덕기(윤덕용 분)를 찾기 위해 경찰인 아들 민국(김인권 분)을 십분 활용하기도 한다.

과거 도망치듯 집을 떠나버려 차마 아내와 아들 앞에 나서지 못했던 덕기는 영환의 도움으로 가족과 재회한다. 처음엔 꽁꽁 닫혀있던 이들도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아내 바라기 순호(신구 분)의 사연도 절절하다. 치매에 걸린 아내 미선(최선자 분)의 기억을 되돌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자신이 남편임을 인지하지 못하는 미선의 곁에 머물며 따뜻한 애정으로 그를 돌봐준다.

현식(임현식 분)은 전형적인 '욜로' 라이프를 영위하는 싱글이다. 뭇 여성들과의 새로운 만남을 꿈꾸지만 마음 속 한켠엔 오래전 떠나보낸 여인 혜자(성병숙 분)를 품고 있다. 친구들의 응원에 힘입어 혜자를 찾고, 용기를 내 애정 공세를 펼친다.

'비밥바룰라'의 주인공들은 일흔이 넘은 노인들이지만 젊은이들과 별 다를 바 없는 사랑과 우정, 가족애를 품고 있는 인물들이다. 쏜살같은 세월의 흐름을 막지 못했을 뿐, 이들의 모습 속에서 우리의 미래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중장년층 관객들에겐 깊은 공감을 얻을 테고, 젊은 관객들은 우리네 아버지, 할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기에 세대를 뛰어넘은 감동을 선사한다.

보는 이들을 벅차오르게 하는 건 무엇보다 배우들의 혼을 실은 연기다. "특별히 캐릭터를 연구하지는 않았다"는 박인환의 말처럼, 자연스러운 연기가 몰입도를 향상시키는 주된 요인이었다. 첫 등장부터 극을 이끌어가는 박인환, 동생들 사이에서 단단히 중심을 잡는 신구의 호흡이 굉장하다.

더불어 드라마가 지나치게 묵직하거나 늘어지지 않게 가장 큰 역할을 한 건 임현식이다.

실제로도 현장의 분위기메이커였다는 그는 대사인지 실제인지 분간이 안 갈만큼 뛰어난 말재간을 자랑하며 넉넉한 웃음을 안겨준다. 살아있는 표정 연기 또한 일품이다.

무술년 새해, 극장가를 따스한 감동으로 물들일 코미디 영화. 가족과 함께 관람할 것을 적극 추천한다. 오는 24일 개봉.

/uu84_star@fnnews.com fn스타 유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