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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곽도원, 해명까지 괴로웠던 11시간

입력 2018.02.25 17:28수정 2018.02.25 17:28


[단독 비하인드] 억울한 곽도원, 해명까지 괴로웠던 11시간


무분별한 고발은 안된다. 성추문에 단 한 번만 연루되어도 그간 쌓아온 모든 것들이 무너질 수 있다. 곽도원 역시 희생양이 될 뻔했지만 신속한 대처가 화를 잠재웠다. 하지만 그에겐 고통스러운 11시간이었다.

25일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각, 온라인을 강타한 글은 다름아닌 배우 곽도원에 대한 저격글이었다. 'ㄱㄷㅇ'이라고 표현했지만 누가 봐도 곽도원을 지칭하는 설명들이 이어졌다. 글은 빠르게 삭제됐지만, 이미 SNS를 타고 확산된 뒤였다.

해당 글은 ㄱㄷㅇ의 초성을 가진 배우가 과거에 성희롱 발언과 연출가 폭행 등을 일삼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체적 진술이 담긴 만큼, 신속하고 정확한 확인이 필요했고 늦은 시간임에도 곽도원 측과 연락을 취했다.

취재 결과는 '사실 무근'. 시기상으로도 맞지 않고 그러한 발언을 한 적도 없다는 것이 배우 측의 설명이었다. 세세한 정황 설명에 충분히 납득이 됐다.

하지만 이들은 입장 표명을 하기까지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허위사실 유포자를 색출하고,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미투 운동에 대한 본질을 훼손시킬 수 있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었다.

소속사 측과 새벽부터 동이 튼 뒤까지 여러차례 연락을 주고 받았고, 결국 오전 10시 52분 '사실 무근'이라는 이들의 입장을 기사화했다.

현재 미투 운동은 사회 전반에 걸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작은 날갯짓으로 시작했지만 거대한 태풍이 되어 돌아왔다. 쉬쉬하며 입으로 전해지던 지저분한 이면들이 가감없이 파헤쳐지며 논란을 낳고 있다.

다만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희생양이 탄생할 위험도 안고 있다. 곽도원은 글이 퍼지고 입장을 표명하기 전까지 SNS와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악플세례를 받았다. 피해자 보호가 우선시되어야 하는 건 맞지만, 사실 여부를 떠난 무조건적 지지는 상당히 우려스럽다.

누구보다 억울한 곽도원이지만 침착하게 대응했고,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는 입장 역시 분명히 했다. 이러한 대응 방식은 높이 살 만하다.

그럼에도, 허위사실 유포는 명백한 범죄다.

법적 처벌을 받아 마땅하다. 또한 뜻밖의 마녀사냥이 불거지지 않도록 글을 쓰는 사람은 양심을 속이지 말아야 하며,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사실 확인을 꼭 거쳐야 한다. 근거 있는 '미투'가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uu84_star@fnnews.com fn스타 유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