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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독스’, 홍콩 느와르가 부성애를 만났을 때

입력 2018.06.15 11:57수정 2018.06.15 11:57
[fn★리뷰] ‘파라독스’, 홍콩 느와르가 부성애를 만났을 때


영화 '파라독스'가 홍콩판 '테이큰'이 될 수 있을까.

'엽문' 시리즈를 연출한 엽위신 감독의 신작 '파라독스'는 익숙한 소재와 스토리라인으로 홍콩판 '테이큰' 이라 불리며 기대를 모았다.

'파라독스'는 홍콩 경찰 리청지(고천락 분)가 실종된 딸 리윙지(한나 찬 분)을 찾아 태국에서 초이 킷(오월 분)과 함께 범인을 끈질기게 추적하는 영화다. 먼저 제목부터 강렬하다. 파라독스란 분명하게 모순되어 있거나 잘못된 결론을 이끌거나 하는 논증을 뜻한다. 제목에서부터 만만치 않은 서사가 예고되며 관객들의 기대를 모았다.

작품은 얼핏 보면 '테이큰'과 줄거리가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결말로 관객을 몰아간다는 점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파라독스'에서만 볼 수 있는 홍콩 영화 전매특허인 정통 액션 역시 주 관전 포인트다. 특히 조연으로 잠시 등장하는 토니 자의 액션 실력은 전혀 녹슬지 않았다. 탁의 휘몰아치는 발차기는 극 중 가장 화려하면서 짜릿한 순간이다.

딸을 찾으려는 홍콩 경찰 리청지의 뜨거운 부성애와 액션의 조화가 눈길을 끌며 제37회 홍콩금상장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과 무술감독상, 음향효과상까지 휩쓰는 저력을 발휘하며 액션과 드라마가 어우러진 수작이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테이큰'의 아류라는 수식어를 벗기는 다소 힘들어 보인다. 극적으로 치닫기만 하는 전개는 관객들에게 친절하지 않다. 보는 내내 인물들은 선택의 기로에 놓이며 지켜보는 관객들은 인물들의 예측할 수 없는 선택에 당황할 수 밖에 없다.

한편 모든 인물들이 교차로에서 만나는 장면은 액션 없이도 쫄깃한 긴장감을 유발한다. 극 초반 각 인물들의 운명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지, 역순적으로 따라가는 재미가 있다.


앞서 토니 자의 액션이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면 고천락의 묵직한 감정 연기 역시 관객들의 가슴을 울린다. 고천락은 '폭렬형경'으로 인연을 맺은 엽위신 감독과 어느덧 7번째 영화 '파라독스'를 작업하며 다시금 엽위신 감독의 페르소나로 부상했다.

이처럼 '파라독스'는 미흡한 스토리 등 홍콩 영화의 한계를 시각적으로 뛰어넘으려는 시도가 선명한 영화로 오는 21일 개봉 예정이다.

/ekqls_star@fnnews.com fn스타 우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