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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들의 귀환+마블 강풍 속 韓 영화 자존심

입력 2018.06.26 09:18수정 2018.06.26 10:07


[fn★상반기 결산: 영화①] 거장들의 귀환+마블 강풍 속 韓 영화 자존심


상반기 충무로에는 '외화 강세'와 이에 맞서는 '국내 감독들의 대접전'이 주 화제였다.

먼저 올해 상반기에는 한국 감독들의 열정 담긴 도전이 눈부셨다. 6년 만에 영화 '버닝'으로 돌아온 이창동 감독은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버닝'은 다른 방식으로 관객에게 말을 건다"며 새로운 작업 방식을 차용했다고 밝혔다. 이창동 감독은 "그동안 필름룩을 좋아했지만 디지털로 작업해보니 유용하다"고 새로운 시도에 대해 밝혔다.

이러한 도전의 가치를 입증하듯 '버닝'은 올해 국내영화 중 유일하게 제71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앞서 이창동 감독은 데뷔작 '초록물고기'부터 '박하사탕' '오아시스' '밀양' '시'까지 칸 영화제에 초청된 바 있다. '버닝'은 약 52만명을 동원하며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국내 예술 영화계에 한 획을 그으며 막을 내렸다.

또한 한국형 공포영화의 대가 정범식 감독이 지난 3월 '곤지암'으로 관객과 만났다. '기담' '무서운이야기' 시리즈로 마니아 관객층을 형성했던 정범식 감독은 체험형 공포영화 '곤지암'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극장가 비성수기에도 불구하고 '곤지암'은 '장화 홍련'에 이어 역대 한국 공포 영화 흥행 순위 2위를 기록했다.

더불어 이준익 감독 역시 5년 만에 현대극 '변산'으로 돌아왔다. 이준익 감독은 60세라는 나이가 무색하듯 현대 청춘물과 힙합이라는 소재로 국내 최고의 이야기꾼 다운 재치를 과감하게 펼친다. 이준익 감독의 청춘 3부작 '변산'은 통쾌하면서도 열정적인 청춘들의 이야기로 여름 충무로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fn★상반기 결산: 영화①] 거장들의 귀환+마블 강풍 속 韓 영화 자존심


한편 마블 스튜디오가 10주년을 맞이해 연속 작품을 선보이며 외화 강세가 뜨거웠다. '블랙 팬서'는 개봉일인 지난 2월 14일 하루 동안 63만 483명의 관객을 동원해 설 연휴 시즌 흥행 정상을 차지했다. 올해 마블 10주년의 포문을 연 '블랙 팬서'는 2018년 마블의 첫 액션블록버스터이자 부산이 배경으로 등장해 극장가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렇듯 '블랙 팬서'에 맞서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과 '리틀 포레스트'가 꾸준히 흥행을 유지했다면 5월, 충무로에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이하 '어벤져스3')의 강풍이 몰아쳤다.

'어벤져스3'은 개봉 2일째 100만, 개봉 3일째 200만, 개봉 4일째 300만, 개봉 5일째 400만 등 기록을 연신 경신하며 천만관객을 향해 빠른 속도를 자랑했다. 이에 국내 영화들 역시 주춤할수밖에 없었다. 유해진이 주연을 맡은 '레슬러'와 마동석의 '챔피언'은 '어벤져스3'의 강세 속에서 고군분투하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야 했다.

이어 '데드풀2'과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이 흥행 배턴을 이어받는가 했지만 한국 영화들의 역풍이 이를 막아냈다. 지난 5월 개봉한 '독전'은 마블 기대작이었던 '데드풀2'의 강세를 막아내고 꾸준히 박스오피스 정상을 수성, 24일 기준 500만 돌파를 앞두고 있다. 더불어 지난 13일 개봉한 '탐정: 리턴즈' 또한 개봉 5일만에 100만을 돌파하며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의 왕좌를 탈환했다. '쥬라기월드: 폴른 킹덤' 뿐만 아니라 헐리우드 여배우들의 조합으로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았던 '오션스8'는 '탐정: 리턴즈'와의 대결에서 약세를 보이며 중위권에 머무르는 중이다.

이처럼 올해 상반기에는 다채로운 장르물이 극장가에 즐비하며 접전을 벌였다. ‘신과 함께’는 개봉 16일 만에 지난 1월 4일 1000만 관객을 돌파, 올해 첫 천만 영화 반열에 올랐다. 같은 달 ‘1987’ 역시 개봉 9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연신 기록을 경신했다.

이어 '지금 만나러 갑니다'와 '그것만이 내 세상' 등 가족의 뭉클한 감동부터 사극, 코미디, 한국형 액션까지 다양한 장르들이 꾸준히 관객과 만나왔다. '버닝'과 '공작'의 명예로운 칸 진출 뿐만 아니라 외화 강세에도 굳건히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지키며 연신 쾌거를 이뤘다는 평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밀정'의 김지운 감독과 '신세계'의 박훈정 감독이 새로운 장르적 도전을 펼친다. 마블의 흥행을 이어갈 '앤트맨과 와스프'가 출격 준비를 마친 가운데 국내 충무로에는 또 한번 대접전이 벌어질 예정이다. 과연 관객들이 어떤 작품을 선택을 할지 극장가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ekqls_star@fnnews.com fn스타 우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