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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해각’ 문근영-조한선, 사랑이라는 지독한 감정 속에서 전하는 위로와 치유! 안방극장 깊은 여운 선사

입력 2021.12.25 10:55수정 2021.12.25 10:55
‘기억의 해각’ 문근영-조한선, 사랑이라는 지독한 감정 속에서 전하는 위로와 치유! 안방극장 깊은 여운 선사


‘기억의 해각’이 빠져나올 수 없는 기억과 감정에 얽매인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안방극장에 여운을 남겼다.

지난 24일 오후 방송한 ‘UHD KBS 드라마 스페셜 2021’의 단막극 ‘기억의 해각’(연출 이웅희/ 극본 박재윤)에서는 남편과의 낡고 초라해진 사랑과 이별하려는 오은수(문근영 분)의 고군분투가 펼쳐졌다.

초라한 행색의 오은수는 그녀를 걱정하는 사람에게 냉소적인 태도를 보여 등장부터 시선을 사로잡았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 낡은 펜션까지 가 술을 마시던 오은수는 해각(강상준 분)과 첫 만남을 가졌고, 남편 정석영(조한선 분)은 술을 끊으려 노력조차 하지 않은 오은수를 안타깝게 바라봐 씁쓸함을 안겼다.

술로 하루하루를 채워나가는 오은수와 그런 그녀에게 지쳐가는 정석영 사이 커져가는 균열은 긴장감을 자아냈다. 특히 정석영은 지친 마음을 계속해서 두드리는 미숙(이진희 분)에게 도망쳤고, 죄책감에 사로잡히지만 끝내 그녀를 뿌리치지는 못했다. 반면 오은수는 정석영의 생일을 맞아 미역국을 끓였지만 되려 사고가 날 뻔해 다시금 그와 마찰을 빚었다.

그런가 하면 부부의 관계가 어긋나기 시작한 과거가 공개돼 안타까움을 불러일으켰다. 알콜릭이었던 정석영은 단주 친목을 권하는 오은수의 말에 화가 나 자해하려 했으나 칼은 말리던 오은수를 향했고, 결국 그녀는 유산까지 하게 됐다.

떠오르는 과거에 괴로움을 참지 못한 오은수가 모든 것을 끝내고자 바닷가로 걸어 들어가는 장면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그러나 이를 발견한 해각은 오은수를 구했고, 위태로워 보이는 그녀의 술친구를 자처했다. 오은수는 알콜릭인 자신을 다르게 받아들이는 해각에게 마음을 열며 새로운 관계의 시작을 알렸다. 또한 해각은 정석영의 외도를 알고 술을 마신 채 찾아온 오은수에게 함께 떠날 것을 제안했고 오은수가 이를 수락해 다시 한번 충격을 안겼다.

방송 말미에는 해각의 진짜 정체가 밝혀져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오은수의 마음을 흔들었던 해각이 사실은 기타를 놓지 않았던 정석영의 과거 모습이었고, 오은수는 해각을 통해 자신이 그리워하던 정석영의 과거를 보고 있었던 것. 순식간에 사라진 해각에 혼란스러워하던 오은수는 자신을 해각이라고 하는 정석영의 말을 부정하며 괴로워했고, “그 애가 너무 보고 싶어”라며 눈물을 흘려 보는 이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했다. 또한 다시 나타난 해각과 가볍게 말을 나눈 후 미소를 짓는 오은수의 모습은 마지막까지 깊은 여운을 남겼다.


이처럼 ‘기억의 해각’은 남편과의 지독한 사랑의 감정과 이별하려는 오은수의 이야기로 시청자들에게 위로와 치유를 전했다. 섬세하게 변화하는 감정선을 그려내며 찬사를 이끌어낸 문근영의 연기 변신과 작품에 완벽하게 몰입해 긴장감을 더한 조한선, 신비로운 해각 그 자체로 변신한 강상준까지 배우들의 호연과 끊을 수 없는 감정에 얽매인 상황을 극복하는 이야기는 뭉클함을 안기며 가슴 속 깊이 파고들었다.

‘UHD KBS 드라마 스페셜 2021’은 ‘기억의 해각’을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slee_star@fnnews.com 이설 기자 사진=‘UHD KBS 드라마 스페셜 2021’ 단막극 ‘기억의 해각’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