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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검사 도베르만', 범죄를 범죄로? '정의 실종' 향한 쓴소리

입력 2022.04.11 14:44수정 2022.04.11 14:44
[홍도연의 스타카토] '군검사 도베르만', 범죄를 범죄로? '정의 실종' 향한 쓴소리


신선한 소재로 주목받았던 ‘군검사’가 정의가 아닌 범죄로 물들었다. 범죄자를 잡기 위해 범죄를 사용하겠다는 황당한 스토리에 시청자들의 당혹감이 커진다.

‘군검사 도베르만’은 돈을 위해 군검사가 된 도배만(안보현 분)과 복수를 위해 군검사가 된 차우인(조보아 분)이 만나 군대 내의 악을 타파하며 진짜 군검사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쉽게 찾아볼 수 없던 ‘군검사’라는 소재는 많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국 기준 평균 5.3%로 시작했던 시청률은 매주 꾸준히 올라 지난달 22일 밤 10시 30분 방송한 8회에서 전국 기준 평균 8.8%를 찍으며 3.5%p 상승, 자체 최고 시청률을 달성했다.

그러나 최근 매회 승승장구하던 ‘군검사 도베르만’에 대한 반응이 싸늘하다. 주인공이자 극 중 군검사로 활약하고 있는 차우인의 행보가 심상치 않기 때문. 차우인의 복수를 가장한 범죄 현장이 드러나며 보는 이들의 불쾌함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범죄가 언제부터 ‘참교육’이었나”, “범죄자를 범죄로 다루는 드라마 이제 하차합니다”라는 반응이 나오며 시청을 중단하겠다는 분위기가 주를 이룬다. 더불어 극에서 보여주는 군인들의 모습이 ‘군인 조롱’이라는 평까지 나오며 시청자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실제로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4일 방송한 9회 시청률은 전국 기준 7.7%로 전회보다 1.1%p 감소, 지난 5일 방송한 10회는 전국 기준 전회보다 0.4%p 더 낮은 7.4%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인다.

차우인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노화영(오연수 분)에게 복수하기 위해 군검사가 된 인물이다. tvN에 따르면 차우인은 절대 계급에 휘둘리지 않는 담대한 캐릭터로, 법보다 계급이 위인 군사법원에서 법이 최고의 계급이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인물로 분한다.

[홍도연의 스타카토] '군검사 도베르만', 범죄를 범죄로? '정의 실종' 향한 쓴소리


그렇다면 도촬, 도청, 폭력, 납치도 이들이 말하는 ‘담대함’에 속하는 것일까. 빨간 가발을 쓴 차우인은 군검사의 자리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방법으로 범죄자를 응징한다. 그는 도배만이 타고 있는 차를 전복시키고, 노태남(김우석 분) 지인의 손가락을 자르는 등 잔인한 행동을 서슴지 않으며 보는 이들의 눈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이는 업무에 지친 군검사의 단순한 이중생활로 보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이러한 것들이 정말 제작진이 말하고자 하는 ‘응징’일까. 시청자들의 생각은 그렇지 않은 듯싶다. 법보다 높은 계급은 없다던 차우인의 이중생활이 정말 뒤틀린 세상을 바로잡을 수 있다면, 법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시청자들에게 생소하고 신선한 소재였던 만큼, 두 얼굴의 군검사가 아닌, 직업이 갖는 사명과 업무에 조금 더 중점을 뒀더라면 하는 생각에 보는 이들의 아쉬움이 커진다.

범죄자를 잡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는 것. 이것이 정말 그들이 추구하는 정의인지, 혹은 시청자들이 원하는 전개였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과연 ‘군검사 도베르만’은 군검사의 명예를 바로잡고 시청률을 회복할 수 있을까.

seoeh32@fnnews.com 홍도연 기자 사진=tvN '군검사 도베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