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제협력에 대한 여야의원답변

      2000.07.19 04:48   수정 : 2014.11.07 13:47기사원문

6·15남북공동선언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급류를 타고 있다. 반세기 이상 지속돼온 반목-대립에서 벗어나 화해와 교류 협력의 단계로 승화-발전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그럼에도 남북의 오랜 체제적 특성을 고려할 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며,특히 경협분야에서는 지난주 본사가 주최한 서울금융포럼에서 제기된 동아시아개발은행(EADB) 설립과 같은 제도적 기반조성이 어느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번주엔 남북 이산가족 상봉협상과 고위급회담 개최를 앞두고 여야의 대표의원을 통해 남북관계의 바람직한 방향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공통질문>

1.남북 정상회담의 의미에 대한 평가

2.남북간의 특수관계로 인해 경협 및 교류·협력에 앞서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

3.남북경협을 위한 국회차원의 지원 방안

4.특정기업 주도의 대북사업 지적에 대해서

5.동아시아개발은행(EADB)설립에 대해서
<민주당 김근태의원>

1.남북통일이나 통합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만으로 탄압받던 시기를 되돌아보면 결국 그런 것들이 쌓여 여기까지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지난 시기에는 합의는 합의대로 했으나 실제로 진전은 없었다.남북정상회담 합의를 기초로 우리는 우리 대로, 북한은 북한 대로 내부적 개혁을 통해 통일을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그 과정에서 통일에 대한 성급한 기대나 환상은 위험하다.

2.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것을 바탕으로 남북은 경제협력을 통해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구체적 남북경협 사업으로 경의선 철도건설 등 민족경제의 대동맥을 잇는 사업과 임진강 수해방지 사업 등이 적합하다고 본다.‘한민족 경제공동체’라는 개념을 기본으로 남북경협은 기본적으로 정경분리의 원칙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이산가족 문제 등과 지나치게 결부시키는 것은 좋은 방법이 못된다.

3.남북은 92년 ‘남북교류공동위원회’를 설치, 경제공동체 설립을 위한 근거를 마련한 바 있다.당시 세부합의서에는 지하자원공동개발, 국제시장가격에 따른 물자교류, 청산결제방식에 따른 대금결제, 공업규격의 표준화, 이중과세방지협정 및 투자보장협정 등 제도적 장치마련에 합의했다.사실상 문제가 될만한 것은 거의 포함돼 있어 이 합의를 잘 작동하도록 하는 환경조성이 중요하다.

4.지난 시기는 경협은 물론 자유로운 교류와 협력이 어려웠고 극히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문제가 있긴 했지만 창구역할을 하는 기업이 필요로 했을 것이다.이제는 민족의 공동이익 창출이라는 방향성 아래 경협문제를 준비해야 한다.중소기업이 활발히 진출, 기술이전을 통해 북한의 노동력과 결합해 경쟁력을 갖춰나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정부와 기업의 긴밀한 협조는 남북경협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내용이 될 것이다.

5.우리 경제도 어렵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돕기는 어렵고 바람직스럽지도 않다.
지금 당장 통일하고 통합한다는 조급함보다는 ‘우호적 분단’을 유지관리해 나가는 평화의 시대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교류와 협력에 대한 비용을 우리만의 힘으로 감당하기는 어렵다.북한이 국제기구에 가입할 수 있도록 도와 남북의 문제를 세계와 함께 풀어가는 지혜도 필요하다.이점에서 남북경협 재원 마련의 한 방편으로 논의되고 있는 동아시아경제은행과 같은 기구설립문제도 적극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정리=seokjang@fnnews.com 조석장
<한나라당 정재문의원>

1. 이번 남북정상 회담은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가장 크고 무거운 첫번째 관문을 연 일로서 환영한다.김정일 국방위원장이 TV화면을 통해 보여 주었듯이 북한이 앞으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그러나 북측은 대남 적화전략을 포기한 것도 아니고 지난 92년 어려운 과정을 통해 체결된 남북기본합의서의 유효성을 재확인하지도 않았다.따라서 북한의 변화가 눈에 보이지 않는 상황이므로 화해와 협력을 위한 경협이 차분하게 추진돼야 할 것이다.

남북경협과 관련해서는 북한의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일이 경제위기의 극복인 만큼 정부 및 민간차원에서의 대북경협 요구가 크게 증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2. 경협의 성공을 위해서는 영수회담 합의사항 준수,기본합의서의 이행,평화공존이 전제되어야 한다.
중국과 베트남이 채택한 외자유치,시장경제원리 등을 북한이 적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남북경협이 단순히 임금이나 지가가 저렴하다는 단순한 생각만 가지고 성급하게 추진돼서는 안 된다. 투자 및 경영 등 사업계획이 분명해야 한다.경협과 이산가족 문제는 별개사항이지만 시급한 것은 이산가족문제이다.

3.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모든 정책은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시행되어야 한다.대북사업의 추진이나 북한과의 협정체결 등 국민의 추가적인 세금 부담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할 것이다.국민적 합의는 필수적인 힘의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현재 모든 거래가 비공식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면 남북경협의 성공을 위해 국제관례화에 따른 공식화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본격적인 경협에 앞서 우리가 다른 나라들과 체결하는 것과 같은 수준의 이중과세방지협정,투자보장협정 등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4. 예를 들어 금강산 관광이 이 시점에서 꼭 필요한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겠으나 5년계획 아래 진행되고 있음을 고려할때 기업의 목적에 따라서 진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철도· 항만시설 등 공공사업에 있어서 정부가 직접 추진할 수도 있겠으나 여타 사업에 대해서는 기회가 공정하게 주어져야 한다.

5. 남북경협은 국제사회와 공동으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최근 북한에 대한 전력 공급을 비롯,경원선·경의선 철도·도로개설 등 여러가지 경협방안이 제기되고 있으나 우리로서는 천문학적인 소요비용을 부담할 능력이 없다.미·일·중·러 등 국제사회와 공동으로 컨소시엄 형태를 취하는 것도 방안이 될 것이다.동아시아개발은행 설립에 우리가 주도적 역할을 한다면 외국자본이 많이 투자될 것으로 생각한다.

/정리= sm92@fnnews.com 서지훈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