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원로가 말하는 연암

      2003.07.06 09:46   수정 : 2014.11.07 16:08기사원문

연암은 지난 69년 사업가로서 한창 때라 할 수 있는 63세를 일기로 타개했다. 현재까지 생존해 있었다면 100세를 바라보는 나이여서 비슷한 연배를 찾기가 쉽지 않다. 경방 김각중 회장 등 재계 원로들은 생전의 연암과 만나본 적이 있어 회고가 가능했지만, 연배 차로 인해 ‘고인에 대해 논한다는것이 불경스럽다’며 고사했다.

결국 본지는 구인회 창업회장의 일대기인 ‘한번 믿으면 모두 맡겨라’안에 수록된 지인(知人)들의 글 속에 녹아있는 ‘인간 구인회’를 옮기기로 했다.

홍재선 전 전경련회장(고인)은 “연암 구인회 회장은 옳다고 믿는 일에는 물러설 줄 모르는 강직한 면이 있었다”며 “자신이 옳다고 확신할 때는 거침없이 주관을 펼쳐나갔다”고 말했다.

홍 전 회장은 또 “보신탕을 좋아한 연암은 직원들을 데리고 보신탕 집을 즐겨 찾았다”며 “소박하면서도 담백한 성격을 갖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재영 전 국회의장(고인)은 “연암은 출장중에도 욕실에서 목욕을 하고 난 뒤, 그 더운 물에 가루비누를 풀어 내의·양말 등을 직접 빨아 마르면 입고 다녔다”면서 “그것을 바라보면서 깊은 감명과 함께 알뜰히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를 배웠다”고 술회했다.


김용완 전 경방 회장(고인)은 구인회 회장에 대해 한마디로 “창의와 끈질긴 노력으로 인생을 살아온 훌륭한 기업가”로 평했다. 그는 “연암은 올바르게 생각하고 이(利)와 해(害)를 분별할 줄 아는 분으로 이것을 실천했다”며 “덕망과 기업가적 신념을 고루 갖춘 전체 기업인의 표상이었다”고 기억했다.


고승제 전 학술원장은 “연암은 기업이 인간이고 인간이 기업이라는 기업관을 몸소 실천한 분이었다”며 “LG그룹을 키워온 원동력은 나무를 가꾸는 것처럼 무리가 없이 자연스러운 것이었다”고 말했다.

/ cha1046@fnnews.com 차석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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