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올 4% 성장도 힘들어”…손성원 美웰스파고 부행장

      2004.08.18 11:46   수정 : 2014.11.07 15:10기사원문

【뉴욕=연합】올해 한국경제는 내수침체의 장기화와 고유가 등의 영향으로 4% 성장도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고 미국 웰스 파고 은행의 손성원 부행장이 밝혔다.

손부행장은 17일 뉴욕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8월 말 웰스 파고 은행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5.7%에서 4%대로 하향 조정할 전망이지만 개인적인 견해로는 이마저 달성이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웰스 파고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이기도 한 손부행장은 한국경제의 성장률이 당초 전망보다 크게 낮아진 이유로 “호전될 것으로 보였던 내수침체가 당초 예상보다 오래 가고 있고 고유가로 한국이 어느 나라보다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손부행장은 “한국의 국내 경제의 침체와 고유가가 한꺼번에 작용하면 물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성장이 퇴보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이 있고 일단 스태그플레이션이 진행되면 통제하기가 매우 어렵게 돼 일본식 장기 불황에 빠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손부행장은 그 대책으로 “정부가 재정지출 확대와 감세 등 경기진작 대책을 써야 하며 그것도 아주 큰 규모로 시행해야 한다”고 말하고 “일본의 경우 경기침체 국면을 맞아 찔끔찔끔 하는 식의 부양대책을 내놨지만 결국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손부행장은 “보험에 들 때 보험보상을 받을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것처럼 재정 불균형을 초래할 경기부양 대책은 가장 좋은 경우 그로 인해 경기가 활성화되고 세수가 증대되면 다시 균형재정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보험과 같다”고 비유했다.


그는 “한국의 경우 재정적자 문제가 심각하지 않아 부양정책을 펼 수 있는 여유가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경제에 대해 손부행장은 “일각에서 소비위축과 설비투자의 축소를 걱정하지만 미국 경제에 그리 큰 문제는 없다”면서 “그러나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이상이 되면 성장률이 후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부행장은 “미국 경제에도 여러 문제가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어서 금리를 올리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본다”면서 “한국이나 미국이나 금리정책은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제일”이라고 강조했다.


수도 이전에 관해 그는 “브라질이 행정수도 브라질리아를 건설했지만 주변지역의 개발에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은 데서 알 수 있듯이 세계적으로 볼 때 수도 이전의 효과는 의문시된다”고 지적하고 “지금은 경제를 살리기 위한 재정정책이 더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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