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계열을 움직이는 3인방

      2004.08.18 11:46   수정 : 2014.11.07 15:09기사원문

팬택계열이라는 한국산 ‘항공모함’이 연일 풍랑이 몰아치는 전세계 휴대폰시장에서 거침없이 돌진할 수 있는 비결에 대해 세계 휴대폰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심지어 국내 모대학에서는 팬택계열의 마케팅 전략을 대학원 논문주제로 선정했을 만큼 정보기술(IT)업계의 입지전적 사례로 여겨지고 있다.

일단 팬택계열의 성공비결은 각 계열사를 지휘하는 3명의 선장이 키를 잡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팬택계열의 ‘막강 트리플 파워팀’으로 불리는 3인은 바로 박정대 총괄사장(59), 송문섭 팬택앤큐리텔 사장(52), 이성규 팬택 사장(51)이다.

이들 3인이 반목없이 힙을 합쳐 방향타를 정확히 잡아가기 때문에 팬택계열이 건실하게 성장해 나갈 수 있다는 것.

“3인이 삼각구도를 형성하면서 내뿜는 강력한 파워가 지금의 팬택계열을 단기간에 국내 빅3를 넘어 ‘글로벌 톱5’까지 끌어올리고 있는 것 같다”는 게 회사안팎의 견해다.

이들 3인방은 회사를 위해 열정을 쏟는다는 점에서는 공통된다.
그러나 경영스타일에서는 3색으로 묘한 ‘부조화속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들은 때로 팽팽한 경쟁관계를 이루지만 어느순간 똘똘 뭉치는 ‘전자석’과 같은 사이다.

3인중 맏형격인 박정대 총괄사장은 삼국지로 말하면 ‘유비형 최고경영자(CEO)’다. 부하직원들을 덕으로 다스리면서 포용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어려움에 처한 직원을 남몰래 다독거리거나 몸이 약한 직원이 있으면 보약을 지어주는 따뜻한 CEO다. 그래서 주위에 늘 따르는 사람이 많다.

팬택과 팬택앤큐리텔로 나뉘어 있는 계열사를 한덩어리로 묶어 사업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것도 총사령관격인 박사장의 포용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송사장은 경영능력과 기술적 소양을 두루 겸비한 인물로 유명하다. 불과 2년여만에 대기업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국내 시장에서 당당히 빅3로 자리매김한 것도 송사장의 리더십이 있어 가능했다는 게 회사안팎의 평이다.

송사장의 욕심은 내수에서 그치지 않았다. 처음부터 목표는 해외시장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송사장의 경영력을 바탕으로 팬택앤큐리텔은 내수에서의 능력을 인정받아 중국, 러시아, 유럽 등에 성공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온화한 성격이지면서 원칙론자다. 그가 ‘품질’만한 무기가 없다는 원칙론을 고수해 회사를 키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스탠퍼드 공학박사 출신의 송사장은 수년간 미국 통신표준 제정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세계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인물로 지난 2001년부터 팬택앤큐리텔의 지휘봉을 잡았다.

이성규 팬택 사장도 합리성을 바탕으로 선이 굵은 CEO다. 이사장은 한국에 있는 날보다 해외에 나가 있는 날이 더 많을 만큼 글로벌 경영에 뛰어난 수완을 발휘하고 있다.


중국에 현지합작사를 설립하면서 거침없이 해외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것도 이사장의 두둑한 배짱에서 나온 결과물들이다.

팬택계열 사주인 박병엽 부회장이 팬택의 이성규 사장을 스카우트하면서 ‘십고초려(十顧草廬)’했던 일화는 그의 가치를 가늠하게 한다.


이사장은 삼성전자 전무겸 무선사업 연구책임자로 근무하다가 지난 2001년 박부회장의 계속되는 구애작전에 팬택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양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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