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람,역시 밥이 보약

      2006.01.11 14:15   수정 : 2014.11.07 00:39기사원문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만성질환 중 비만, 당뇨, 심장병 등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암의 경우 폐암, 대장암, 유방암, 전립선암 등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그럼 만성질환을 효율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은 없을까. 최근 이 해법을 ‘영양치료’에서 찾아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영양치료’란 균형잡힌 식습관을 통해 체질개선을 유도하는 등 건강한 몸을 만드는 것.

서울대병원 유태우 가정의학과 교수는 “그동안 병원에서 건강기능식품을 등한시했다”며 “영양치료와 건강기능식품을 같이 효율적으로 처방하면 회복이 빨라진다”고 말했다.

유교수는 먼저 영양치료는 좋은 식습관을 평생 유지해야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영양치료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단기적으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지만 부작용이 적은 것이 장점이다.


반면 우리에게 익숙한 약물치료는 단기적인 효과는 좋지만 동시에 여러가지 부작용을 감수해야 한다. 또 영양제 등 건강기능식품은 부작용이 약물에 비해 적고 단기효과를 거둘 수 있다.

■식습관이 병을 부른다

우리나라 사람과 미국 사람의 사망요인이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식습관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암사망은 한국인(22.3%)과 미국인(23.3%)이 비슷하다. 하지만 미국인은 심장병 사망이 전체 31%를 상회하지만 한국인은 3.5%에 불과하다.

한국인은 사망원인 1위는 뇌졸증(14%)지만 미국인의 뇌졸중은 6.9%에 그치고 있다.

이외에도 한국인은 사고, 당뇨, 자살, 간질환 등이 미국인에 비해 많은 사망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미국인들은 심장병과 암의 비중이 워낙 커서 사망원인 중 81%를 차지한다.

이처럼 사망원인이 차이가 나는 것은 생활습관때문이다. 예를 들어 미국인은 술을 적당히 마시기 때문에 심장병예방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한국인은 폭음을 하는 경향이 있어 뇌졸중, 교통사고, 위암, 간질환 등이 증가하게 되어 오히려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염분·염장식품 섭취 과다와 뜨거운 음료, 음식 섭취 때문에 위암과 구강, 인두 및 식도암 발생이 높다.

■외식이 문제다

한국식사는 미국식사에 비해 칼로리가 적고 지방질 섭취도 많지 않다. 물론 최근 우리나라 식단이 서구화되어 가고 있어 사회적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인이 전체 에너지의 35%를 지방질에서 섭취하는 반면 한국인의 평균은 20%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직장에서 회식할 때는 문제가 달라진다. 보통의 가정식을 섭취했을 때는 잡곡밥 1공기(330kcal), 된장찌개(85kcal), 조기구이 1토막(92kcal), 시금치나물(58kcal), 김구이(15kcal), 배추김치(15kcal)이 주류를 이룬다. 이들 식품의 총열량 595kcal이고, 콜레스테롤 67mg에 불과하다.

그러나 회식때 돼지갈비구이 2인분(1637kcal), 소주 1병반(761kcal), 풋고추·마늘(89kcal), 쌈장(70kcal), 파채 및 야채쌈(74kcal), 맥주 1000CC(380kcal), 닭양념튀김 4∼5조각(820kcal) 등을 섭취했다면 총열량은 가정식 음식을 먹을때 보다 6배가 많은 3831kcal에 달한다. 콜레스테롤 섭취도 731mg로 10배 이상 올라간다.

“보통 살을 빼려고 한달 내내 고생한 것을 하룻밤 회식에 날려보냈다”는 말도 여기서 나온 것이다.

따라서 우수한 한국식사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먼저 쌀밥 및 김치 중심의 한국식사에서 혈당지수가 낮은 현미 및 잡곡밥을 늘려야 한다. 또 염분 및 염장식품, 태운 음식 및 알코올 등은 줄이고 대신 과일, 물 및 우유 유제품은 많이 먹어야 한다.

특히 아침은 꼭 먹어야 하고 외식할 때는 분식·서양식·중국식보다 한국식을 먹도록 하고 3∼4명이 가면 1인분 덜 시키고 조리 시 싱겁게 해달라고 요청한다.

■보조치료제 건강기능식품

건강기능식품은 보조적으로 사용하면 좋다. 우리나라는 의약품 소비가 1년에 5조원인 반면 건강식품시장이 10조원에 달한다.

특히 몸에 좋다는 말을 맹신해 녹용, 웅담, 곰 발바닥 등을 거리낌없이 먹기도 한다. 하지만 효능이 입증된 제품을 위주로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유교수는 “건강기능식품도 건강을 유지하는 한 분야인 만큼 앞으로 국민들이 건강기능식품을 선택할 때 가장 먼저 자신의 주치의에게 물어보고 가장 올바른 처방을 받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근 유교수가 발간한 ‘영양치료와 건강기능식품’에는 효과가 입증된 건강기능식품이 다음과 같이 나와있다.

유교수는 여기서 우리 몸에 좋다고 알려진 건강식품은 실제 효과가 얼마나 있는지,효과가 있다면 누가 뭘 먹어야 하는지 등에 대한 명쾌한 답을 제시하고 있다.

치아우식증 감소에는 자일리톨 같은 당알코올이 좋다. 수면조절, 노화지연, 성욕증가 등에는 멜라토닌이 효능이 뛰어나다.

오메가-3 지방산은 관동맥질환 위험 감소, 뇌 및 시각 기능 개선에 탁월하다. 접합리놀레산은 지방 축적을 억제해 체형을 개선시켜준다.

이밖에 식물스테롤은 장내 콜레스테롤과 담즙 콜레스테롤의 흡수 저해시키고, 감마오리자놀는 콜레스테롤 감소, 제지방량과 근육량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과도한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항산화제 역할을 한다.

생약으로는 인삼(성기능 강화), 생강(오심), 알로에(헤르페스, 건선의 증상 호전), 서양담쟁이덩굴(호흡기 증상), 에키나시아(감기증세 경감), 은행(말초혈관장애 증상 개선) 등이 건강에 좋다.


하지만 로얄젤리, 프로폴리스, 화분, 옥타코사놀, 엽록소식품, 동충하초, 상황버섯, 아가리쿠스버섯, 산수유, 오가피, 악마의 발톱, 홍화씨, 스쿠알렌, 알콕시글리세롤, 키토산, 상어연골 등은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건강기능식품이다.

한편, 한국인이 가장 모자라는 영양소는 남녀 모두 칼슘이 1위이고, 그 다음이 섬유질이다.
특히 여성은 많은 철분섭취와 수분섭취가 권장된다.

/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