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신용장 제도’기대 크다

      2006.02.13 14:20   수정 : 2014.11.07 00:04기사원문


7외환은행은 국내 수출입업체가 환율변동에 대한 위험을 부담하지 않고 원화로 수출입 대금을 결제하는 ‘원화 신용장(LC)제도’를 국내 최초로 14일부터 제공키로 했다. 해외 환거래 은행의 원화 계정을 활용해 수출입과 관련된 신용장 발행과 결제, 물품 선적 후 수출환어음 매입과 대금 회수를 국내통화인 원화로 거래하는 방식으로 계약과 결제 시점간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을 피할 수 있다. 최근 들어 가파르게 원화가치가 상승하고 있어 수출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기업들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 제도의 장점은 수출입업체 모두 급격한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수출업체는 최초 계약 때 결제대금을 원화로 확정함으로써 환율하락에 따른 채산성 악화문제를 해결하고 안정적 마진을 확보할 수 있고 수입업체는 대금 결제시 발생할 수 있는 환율 상승 위험을 제거할 수 있어 효율적인 자금관리가 가능하다.

원화 신용장 제도에 대해 기대를 갖는 이유는 최근 급격한 환율변동으로 아예 수출을 포기해야 하는 지경에 몰리는 기업들마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역협회가 지난해 수출실적 50만달러 이상의 856개 무역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업체의 86.7%가 ‘이미 계약한 수출분이 한계상황에 도달했거나 적자를 보게 됐다’고 할 정도다. 일정 수준의 이익을 유지하는 업체는 11.2%에 불과했다.

환율 변동에 취약한 중소기업들의 수출은 심각한 수준을 넘어셨다. 이번 조사에서 중소기업(88.1%), 경공업(91.7%)은 한계 상황에 도달했거나 적자로 돌아섰다고 응답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응답업체의 과반수(50.7%)는 바이어 이탈을 염려해 환율 변동분을 수출가격에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고 24.2%는 신규 주문 받기를 포기했다.

원화가치는 지난해 연평균과 비교해 5.5% 상승, 수출기업들의 가격경쟁력과 채산성이 급속도록 악화되고 있고 실제로 지난 1월 수출 증가율(4.3%)은 2003년 5월(3.5%)이래 32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수출이 주도해온 우리 경제에 경고신호가 나타난 셈이다. 외환은행의 제도가 도움이 되겠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정부는 기업들이 환율충격을 이겨내도록 최소한의 완충장치라도 마련하는 지혜를 보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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