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지방 부동산 돌아봤더니…

      2006.10.11 09:05   수정 : 2014.11.05 11:19기사원문
“전체적으로는 조용하지요. 하지만 분위기는 예전과 다릅니다. 분양아파트의 계약률도 조금씩 오르고 미분양도 꾸준히 나가고 있어요. 일부이긴 하지만 집값이 바닥을 치고 오른 곳도 있습니다.”(부산 해운대구 재송동 S공인 관계자)

“요즘 서울과 경기도 집값 뛰는 거 보면 답답해요. 광주는 꿈적도 안하는데…. 여기 집 팔아도 수도권 변두리 전셋값만도 못하니 한심한 생각이 듭니다.”(광주 남구 백원동 임모씨)

추석 지방 주택시장이 확연하게 나아지고 있다는 조짐은 없었다. 다만 일부 지역은 정부 규제가 완화되고 혁신도시 등 개발 호재의 영향으로 주택경기가 다소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추석 연휴기간 중 본지 기자들이 지방 부동산 시장을 돌아봤다.


■부산·경남권

지방 주택시장 붕괴의 진원지로 꼽혔던 부산·경남지역. 추석때에도 침체의 골은 여전했다. 부산에서 시행사 맥P&D사를 운영하고 있는 구철수 사장은 “회복 국면을 말하기는 시기상조”라고 못박았다. 그는 그러나 “시장이 괸 웅덩이처럼 움직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흘러 내려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 신시가지에는 집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좌동 대우아파트 24평형과 32평형은 지난 여름보다 500만∼1000만원 올랐다. 평당 550만원 정도이던 것이 지금은 500만원대 후반에서 600만원대 초반으로 상승했다.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의 센텀파크 더퉢1차는 35평형이 2억3000만원, 59평형이 6억3000만원선으로 오름세다.

신시가지 인근의 K공인 관계자는 “신시가지 수요가 많아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면서 “특히 바다가 보이는 중대형아파트는 가격 오름세가 가파르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들 신도시 외에는 아직도 보합세를 보이고 있어 주택경기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상당기간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남지역 주택경기는 지역에 따라 부침이 심하다. 양산신도시와 울산은 자체 수요가 많아 집값이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창원은 한때 5000만∼1억원까지 프리미엄이 붙었던 한림대우나 일신프리빌리지는 현재 3000만∼5000만원가량 떨어지면서 조정을 거치고 있다.

토지시장은 여전히 얼어붙었다. 매물이나 거래는 거의 없다. 창원에 있는 J공인 관계자는 “토지시장은 사실상 죽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규제가 풀리지 않은 한 땅값 상승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구·경북권

지난 8월 4000여가구 규모의 ‘롯데황금동 캐슬골드파크’ 입주로 역전세난마저 우려됐던 대구 수성구 황금동 일대는 요즘 20∼30평형대의 전세매물을 찾아 계약을 하는 것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황금동 J공인 관계자는 “황금동 일대 입주 3∼4년이 지난 신규 아파트의 경우 전세가는 20평형이 9000만원, 32평형의 경우 1억4000만∼1억5000만원 정도를 호가하지만 매물은 거의 없다”며 “이는 불과 한 두달 사이 2000만∼3000만원 오른 가격”이라고 말했다. 소형아파트 전세가가 뜀박질하다 보니 연초와 비교해 가격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는 중대형 아파트와 달리 중소형 아파트 가격은 오히려 소폭 상승하고 있다.

또 최근 정부가 대구 수성구를 주택투기지역에서 해제함에 따라 정부의 3·30조치로 그간 극도로 위축됐던 매매시장이 조금씩 회복기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도 싹트고 있는 중이다.

토지시장은 여전히 거래가 실종된 상태에서 가격도 보합세다. 경북 아포읍 국토부동산 관계자도 “지난해 말 토지거래 허가구역 지정 이후 농지의 경우 평당 5만원 안팎으로 떨어진 곳도 더러 있고 급매물도 종종 나오지만 찾는 사람은 없다”고 설명했다.

■호남권

부동산을 바라보는 광주, 전남·북 지역 민심은 ‘소외감’과 ‘덤덤함’이 대세다. 부동산 가격 상승이나 시장 변동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전북 전주시 서신동 현대공인 관계자는 “새로 분양되는 아파트 가격이 기존 아파트에 비해 조금 높아 소폭 영향을 미치지만 그래봤자 200만원 정도 상승한 것에 불과하다”면서 “호재도 별로 없어서 그다지 큰 상승세가 예상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광주 신창동 광산공인 관계자는 “수완지구 신규 분양의 영향이 기대되긴 하지만 아직 별다른 변동은 없다”면서 “20평형대 소형 평형만 거래가 될 뿐 조용하다”고 전했다.

이 지역 아파트 시장은 철저히 실수요자 중심이라는 게 현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광주에서 분양을 준비 중인 S건설 관계자는 “호남지역은 중소형 아파트 중심의 철저한 실수요자 시장”이라며 “임대시장에서 분양시장으로 전환된 지 겨우 3∼4년 밖에 안돼 신규 수요가 예상되지만 산업 기반이 워낙 약해 큰 성장을 기대하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는 “호남지역 같은 실수요 중심 시장을 투기지역으로 지정하는 것은 큰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대전·충청권

대전·충청권 주택시장도 아직 잠잠하다. 일부 지역은 계절적 요인으로 전세물량이 달리는 현상을 보이고 있지만 가격상승 압력으로까지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다만 대전지역은 매수 문의가 다소 늘면서 시장이 차츰 상승세를 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강서동 강서부동산 관계자는 “지역 특성상 전세 물량이 없어 전세가는 소폭 오르고 있다”면서 “인근 택지지구에서 신규 분양이 있으면서 헌 아파트 인가가 떨어져 가격 매수문의는 더 뜸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충북 청원군은 청주지역의 분양가 상승 여파로 매매가가 소폭 오르고 있다. 오창 산업단지 인근의 랠리공인 측은 “지난 6월 입주한 중앙하이츠 34평형은 프리미엄이 1000만∼2000만원 붙었다”며 “인접한 청주에서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의 분양가격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했다.


대전의 강남으로 불리는 유성구 노은지구는 매수 문의가 늘고 있다. 미래타운 부동산 관계자는 “심리적으로 바닥을 쳤다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특히 30평형대는 거래도 활발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성백조 35평평이 2억6000∼2억9000만원으로 지난 여름보다 1000만원 정도 올랐다”고 말했다.

/건설부동산부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