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 엠바고=(인+지면)외국동전 환전 거부로 수천억원 외화낭비

      2006.10.18 12:42   수정 : 2014.11.05 11:02기사원문

지난해 외국환 환전수입으로만 4000억원 가까이 수익을 올린 국내은행들이 외국동전 환전을 외면, 연간 수천억원에 달하는 심각한 외화낭비를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영주 열린우리당 의원은 18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자 자료를 통해 외국동전 유지 및 관리비가 몇 천만원 수준에 불과함에도 은행들이 환전을 거부하거나 과도한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은행, 외국동전 환전 거부 또는 소극적

김 의원에 따르면 국내 17개 은행 중 한국씨티은행과 광주은행은 아예 외국동전 환전업무를 보지 않고 있다. 이외 15개 은행에서 환전은 가능하지만 하나은행과 전북은행, 산업은행은 지난 2003년 이후, 기업은행과 수협은 지난해 이후 외국동전 환전실적이 전무했다.

또 환전매매익 상위 5개은행의 경우 지난해 총 5만7162달러어치의 동전을 매수했지만 올해는 8월말까지 2만6090달러 환전에 그쳤다.

달러와 동전 매수실적을 보면 지난해 신한은행의 환전규모는 지난 2003년보다 125분의 1로 줄었고 외환은행은 4분의1로 감소했다.
또 하나은행은 외국동전 매수실적이 전혀 없고 국민은행은 단 1달러에 불과했다.

더욱이 하나은행과 광주은행, 전북은행, 산업은행은 외국동전을 전혀 보관하고 있지 않고 있으며 대구은행, 제주은행, 경남은행, 수협 등은 불과 미화 수십달러어치의 동전이나 수백만엔 정도의 일본 동전만 보유, 환전에 소극적이라는 김 의원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은행들의 서비스정신 실종으로 막대한 외환낭비

김의원은 은행들이 외국동전 유지 및 관리비용, 수출입 비용이 과다해 환전을 꺼리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 외환은행의 경우 외국동전 유지, 관리비가 연 3000만원 내외에 그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국환 환전 수입으로 지난해에만 3984억원에 이르는 이익을 내고도 이정도의 관리비용이 부담스러워 환전에 나서지 않는 것은 은행의 공익성 정신에 위배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고객으로부터 외국동전을 매입할 때 매매기준율의 50% 매입하고 이를 재매도할 경우 매매기준율의 70%를 받아 20%의 수익을 내는 은행들은 이미 수출입비용을 모두 수수료에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김의원측이 여행객 28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86%는 외국동전 환전을 해본 적 조차 없고 41%는 은행에서 외국동전 환전요구 거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집계돼 은행들의 대고객 서비스 정신이 이윤추구에 떠밀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 의원은 “1인당 평균 5334원의 외국동전을 소지하고 집에는 평균 1만6525원의 외국동전이 잠자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외국을 다녀온 국민수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무려 2064억원의 외화가 낭비되고 있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김의원은 “금융당국과 은행들에게 국제공항 등 개항장에서라도 외국동전 환전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요구하는 한편 은행들의 자율적 노력 요청, 동전환전수수료 인하 방안을 마련해 외화낭비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vicman@fnnews.com박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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