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존스 사상최고치의 이면

      2006.10.30 17:47   수정 : 2014.11.04 20:00기사원문


이달 들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미국 증시. 미국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할 때 기준지수는 바로 다우존스산업지수다. 여러 가지 지수가 있는 미국 증시에서 유독 다우존스산업지수가 가장 권위있는 증시지표로 쓰이고 있는 것.

다우존스산업지수는 매일같이 변화하며 세계 모든 국가의 증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뉴욕증시가 재채기를 하면 일본증시는 ‘감기’에, 한국증시는 ‘독감’에 걸린다고 할 정도였다. 국내외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이 국내 증시를 낙관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다우존스지수의 사상 최고치 행진을 기초로 하고 있다.

다우존스지수는 지난 주말 가파른 상승세로 인한 피로감으로 전일보다 0.60%(73.40포인트) 하락한 1만2090.26으로 마감했지만 여전히 상승 추세 진단은 유효하다. 다우존스가 만들어진 이래 역사상 최초로 1만2000선을 넘어섰고 조정도 이 위에서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다우존스지수는 산업화의 역사

다우존스지수를 만든 사람은 찰스다우(Charles H Dow·1851∼1902)다. 당시 월스트리트저널(WSJ)지의 편집장이던 다우는 증시의 등락 현황의 수치화 필요성을 느끼고 1894년 9개 철도회사를 포함, 11개 종목으로 다우존스산업평균주가(DJIA:Dow Jones Industrial Average)를 만들었다.

이전까지는 증시 전문가들도 개별종목에만 신경을 썼을 뿐 그날의 전체적인 경향이나 추세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다. 이 지수가 탄생하면서 증시의 후행선을 볼 수 있었던 것은 물론 예측도 가능해졌다.

다우는 1896년 철도주가 아닌 다른 종목을 제외하고 철도주를 추가, 20개 종목으로 구성된 철도 평균 주가를 만들었고 이것이 오늘날 다우지수의 시초가 됐다. 다우존스산업지수가 지금과 같은 30개 종목을 지수 산정에 쓴 것은 1926년이다.

다우존스에 편입된 종목을 보면 미국과 세계 경제의 흐름을 알 수 있다. 첫 11개 종목에는 아메리카 코튼오일, 아메리칸 슈가, 아메리칸 타바코 등 농경산업이 중심이었음을 알려준다. 이후 산업화를 거치며 철도사 등이 대거 포함됐으며 제너럴 모터스(1915), 크라이슬러(1928) 등도 편입됐다.

서비스산업으로 경제의 중심축이 움직이자 1939년 AT&T, 1979년 IBM이 편입됐다. 뒤이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1982), 맥도널드(1985), JP모건(1991), 월트디즈니(1991), 휴렛팩커드·존슨앤존슨·씨티그룹(1997) 등과 1999년에는 인텔과 MS가 다우지수에 들어왔다.

다우존스산업지수는 미국의 대표종목 30개를 선정하기 때문에 오차가 많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때문에 지수와 연관된 각종 파생상품은 다우존스지수보다는 S&P500지수에 더 많이 연동돼 있고 미국 펀드매니저의 97%도 S&P500을 참고하고 있다.

다우는 30개 종목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종목을 수시로 바꾸면서 미국의 경기와 산업구조를 지수에 적절하게 반영하도록 했다. 때문에 다우존스산업지수에 들어간 종목은 미국뿐 아니라 세계적 대표 초우량주(블루칩)라고 할 수 있다.

■코스피지수도 산출방식 바꾸면 1만포인트 넘어

주가지수 산출방식은 크게 ‘시가총액식’과 ‘다우존스식’으로 나뉜다. 코스피지수는 시가총액식으로 계산된다. 시가총액방식은 각 상장사들의 시가총액을 반영해 지수를 산정한다.

때문에 삼성전자와 국민은행 등 일부 대형사가 지수에 기여하는 비중이 월등히 높다. 30일 현재 삼성전자가 코스피지수에 기여하는 정도는 15.4%, 국민은행은 4.5% 정도로 두 상장사가 전체 코스피지수에 20% 정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다우존스식 지수 산출방법은 개별 종목의 비중에 상관없이 편입종목들의 주가를 산술 평균해 산출한다. 다우존스산업지수의 영문에 Average가 있는 것도 우연은 아니다.

시가총액 방식이 다우존스식보다는 더 합리적인 지수를 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우존스는 종목들의 평균치여서 영향력이 평가되지 않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도 1964년부터 다우존스식 산출방법을 따르다 1983년 시가총액식으로 변경했다.

최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다우존스지수에 거품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러한 다우존스식만의 산출방법과 무관치 않다.

미국의 수천개에 달하는 상장사 중 초우량주 30종목만을 모아 산출했기 때문에 경제 규모가 커질수록 지수 상승은 당연하다는 논리다. 여기에 다우존스는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종목도 수시로 교체하고 있는데 이럴 경우 ‘지는 종목’이 지수에서 빠져나가고 ‘뜨는 종목’이 다시 들어가기 때문에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지수는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지수를 미국의 다우존스지수 산정방식을 적용하면 국내 지수가 1만1500포인트에 달한다(지난 4월기준·92년 100 기준)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의 다우존스산업지수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수치다. 이러한 것은 무엇보다 시가총액방식이 경제성장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들어 다우-코스피 디커플링현상 늘어

다우지수가 올들어서는 코스피지수나 일본 닛케이지수에 그다지 많은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평가다. 뉴욕에서 ‘기침’하면 서울은 ‘독감’에 걸려야 하는 커플링현상이 점차 약화되고 디커플링(de-coupling)현상이 최근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올들어 다우지수와 코스피지수간 등락이 엇갈린 날은 모두 87거래일로 비교 가능한 198일거래일 중 절반에 그쳤다. 이는 과거와는 크게 다른 현상이다.

무엇보다 국내증시가 체질 개선을 이뤄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올들어 국내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 투자가들이 10조원어치의 주식을 내다팔며 외국인지분율을 올초 39.70%에서 37.67%로 낮췄으나 이를 국내기관들이 모두 받아내고 있다.

이는 적립식펀드 ‘붐’과 국민연금 등 각종 연기금이 운용하는 자금이 증시로 흘러들어 외국인 매도물량을 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증권 박문서 책임연구원은 “올들어 현물시장을 주도하는 지수선물시장의 흐름은 다우존스지수보다 닛케이225와 연동해 움직이는 경향이 크다”며 “전일 다우지수가 올랐다 해도 이젠 장 개장에만 잠시 상승 효과가 나타날 뿐 닛케이지수와 더욱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hu@fnnews.com 김재후기자

■다우존스는…

다우존스산업지수를 통해 많이 알려진 다우존스가 언론사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다우존스지수를 만든 찰스 다우는 1882년 3명의 기자와 에드워드 존스, 찰스 버그스트레서와 함께 뉴욕 증권거래소 근처 빌딩 지하에서 '다우존스' 소식지를 만들어 월스트리트 일대에 돌리기 시작했다. 이것이 시초가 돼 경제통신사인 다우존스가 탄생한 것이다.

후에 다우존스는 전신을 통한 서비스로 전환한다. 그러다 미국의 경제 성장이 이어지자 다우존스 뉴스 서비스외에도 1889년 일간지를 발행하는데 이것이 월스트리트저널이다.

다우존스는 월스트리트저널 외에도 파이스트이코노믹리뷰와 배런스 등 다양한 자매지도 발간했다. 다우존스는 이러한 자신들의 역사를 '다우존스의 이름은 정확성과 정직, 신뢰의 동의어로 여겨왔다(The Dowjones name has been synonymous with accuracy, integrity and trust)"고 적고 있다.

하지만 다우존스는 9·11 테러 당시 뉴욕시장이기도 했던 마이클 블룸버그가 만든 블룸버그 경제통신사에 뉴스 시장을 상당부분 내주게 됐다. 블룸버그는 1966년 살로먼 브러더스 증권사 브로커로 증권계에 발을 들여놓고 뛰어난 수완으로 실력을 발휘하다 81년 블룸버그 통신사를 세우고 방대한 양의 데이터로 다우존스나 로이터를 따돌리며 경제통신사 수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다우존스는 로이터나 블룸버그처럼 독자적인 단말기로 뉴스서비스를 내보내는 대신 인터넷서비스에 치중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유료회원에 가입하면 뉴스를 볼 수 있으며 각 증권·금융기관 및 회사들과 계약을 맺고 그 회사 홈페이지에도 기사를 전제하고있다.


또한 경쟁사인 로이터와 블룸버그에도 뉴스를 공급하는 한편, 이들 경제통신사와 경쟁할 수 있도록 AP와 긴밀한 동맹을 맺고 지속적으로 유대관계를 공고히 하고 있어 지금도 취재현장에 나가면 다우존스 기자들을 종종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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