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샌디스크 M&A ‘氣싸움’

      2008.09.17 17:53   수정 : 2014.11.06 00:46기사원문


메모리반도체 1위인 삼성전자가 미국 샌디스크와 인수합병(M&A)을 둘러싼 ‘기싸움’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세계 1위 플래시메모리카드 업체인 미국 샌디스크를 인수하기 위한 공식 제안서를 샌디스크 측에 보냈다.

삼성전자는 엘리 하라리 샌디스크 회장에게 보낸 공개 서한을 통해 샌디스크 주식을 주당 26달러에 100% 현금으로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삼성전자가 제안한 샌디스크 인수 금액은 총 58억5000만달러에 달한다.

이런 인수가격은 삼성전자가 지난달 9일 1차 제안 시 금액과 동일한 수준이다. 앞서 삼성전자 이윤우 부회장은 지난 5월 샌디스크 엘리 하라리 회장을 만나 인수를 처음 제안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제안서에서 “샌디스크가 인수 가격 및 회사가치 측면에서 현실과는 괴리가 있는 기대치를 계속적으로 고수하고 있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인수는 100% 현금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또 “주당 26달러의 가격은 충분히 납득할 가격으로 샌디스크 주주들도 동의할 수준”이라며 “삼성의 인수제안은 현재 심각하게 악화되고 있는 시장 상황에 따른 리스크로 부터 샌디스크 주주들을 단절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아울러 “협상 지연은 양사 주주들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샌디스크 측을 설득했다.

그러나 ‘칼자루’를 쥔 샌디스크도 삼성전자와의 기싸움에 밀리지 않는 분위기다. 더욱이 샌디스크는 삼성전자 인수설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주가가 급등해 다소 느긋한 자세로 협상에 임하는 인상이 짙다.

샌디스크 측은 삼성전자가 4개월여 동안 벌인 적극적인 ‘구애작전’에도 “만족할 만한 조건이 아니다”면서 몸값을 올리기 위한 ‘요지부동작전’으로 맞서고 있다.

샌디스크 측은 삼성전자가 제시한 조건보다 훨씬 높은 가격인 지난 52주간의 최고가격을 요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양사가 지난 5월부터 시작된 협상이 4개월째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다.

샌디스크 이사회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삼성전자의 인수 제안을 만장일치로 거부했다. 이는 샌디스크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됐다.


샌디스크 이사회는 “(삼성전자의 인수 제안은) 불황기에 회사를 헐값에 인수하려는 기회주의적인 시도”라며 “주주들의 이익을 보장하기에 부적절하다”고 전했다.

샌디스크는 “삼성의 제안은 샌디스크 주식을 현저하게 저평가한 것”이라며 “삼성이 샌디스크 인수로부터 얻을 수 있는 실질적인 시너지 효과를 반영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 도시바는 삼성전자의 샌디스크 인수를 막기 위해 별도 제안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hwyang@fnnews.com 양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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