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 업종·단체간 대응책 마련 ‘초비상’

      2009.04.02 22:33   수정 : 2009.04.02 22:33기사원문


건설산업 구조개편을 담은 정부의 건설산업 선진화 방안에 대해 건설사와 단체들이 ‘4인 4색’의 목소리를 내고 있어 관련 제도의 입법 및 시행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27일 정부가 국가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발표한 건설산업선진화 방안은 일반건설업과 전문건설업간 업무영역이 폐지, 공사를 상호 원도급받을 수 있게 했고 설계·시공 일괄수행(턴키) 입찰의 심사가 현행 전문가에서 발주처로 전환되면서 발주처의 책임과 권한이 엄청나게 커지는 등 그동안의 건설산업 관행과 제도가 ‘개혁’ 수준으로 바뀐다.

특히 이들 제도가 시행되면 일반건설업체와 전문건설업체, 일반건설업체 중에서도 대·중·소 건설업체간, 건설업체와 발주처간 이해 관계가 크게 엇갈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건설선진화방안을 놓고 건설업계에서 희비가 엇갈리면서 업종간 또는 건설단체간 대응책 마련에 초비상이 걸렸다.

일반건설업체의 모임인 대한건설협회는 정부가 발표한 건설선진화방안 중 일반건설업체와 전문건설업체간 영업범위 제한이 폐지되면서 건설업 등록범위와 영업범위 기준이 전문업체에 유리하게 돼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일반업체는 기술사, 전문업체는 기능사 고용을 의무화했는데 이렇게 되면 손쉬운 기능사를 놔두고 기술사를 확보해 일반업체를 등록하겠냐”며 “기존 기준을 그대로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직할시공제를 당초의 신혼부부 주택에서 모든 주택으로 확대한 것도 기술력이 모자라는 전문업체를 고려할 때 불합리하다고 강조했다.

건설협회는 특히 보증시장 개편에 대해 “단계적으로 개방하는 것은 좋지만 현재의 운영위원회와 별도로 외부 전문인으로 구성된 보증제도심의기구에서 전담해 심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그렇다면 보증시장을 완전 개방해 일반 손해보험사와 공정하게 경쟁하고, 건설업체는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부문은 전문건설공제조합 등도 마찬가지여서 앞으로 입법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대한전문건설협회도 “전문건설업체가 일반업체가 수주하는 복합공사(토목+건축공사 등)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면서 반대로 일반업체도 전문업체가 수행하는 단일공사 시장에 진출하도록 했다”면서 “이는 기술력이 약한 전문업체에는 치명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가령 현대건설이 공사를 수주해 다른 일반업체에 하도급을 줄 수 있고 이는 전문업체에 재하도급이 될 수밖에 없어 옥상옥을 만드는 결과”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건설 설계·시공 겸업 허용에 대해 대한건축사협회가 강력 반발하는 등 업계 전체가 어수선한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부의 건설산업 선진화 방안은 건설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라는 데 업체 전체가 공감하면서도 업무영역 등을 둘러싸고 업종간 또는 대-중-소 건설업체간 입장이 워낙 첨예하게 대립돼 있어 입법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고 입을 모은다.

/shin@fnnews.com 신홍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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