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들썩..금리를 어찌할꼬

      2010.02.03 19:34   수정 : 2010.02.03 19:34기사원문
유가와 농축수산물 등 물가가 심상치 않은 상승 움직임을 보이자 오는 11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어떤 금리 결정을 내릴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지난달 3%대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된 유가와 농축수산물 가격이 이달 들어서도 떨어지지 않아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발표된 경기지표들이 모조리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 금통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주요 물가 지표라 할 수 있는 소비자 물가를 비롯해 생산자물가, 수입물가 등이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지만 한파와 유가상승 등이 겹쳐 일시적으로 상승한 것이며 2월에는 다시 2%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달에도 추운 날씨가 계속되면서 난방 수요가 줄지 않고 국내 원유 수입의 80%를 차지하는 두바이유도 배럴당 70달러선을 유지하고 있어 물가 하락 여지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두바이유의 월평균 가격은 지난해 11월 배럴당 77.69달러를 기록한 뒤 12월 75.51달러, 올해 1월 76.75달러 등으로 75∼77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또 농축수산물 가격도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채소류, 과일류 등의 가격이 여전히 높다. 농수산물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으로 오이, 호박, 풋고추, 생강, 부추 등이 한달 전보다 20∼40%나 올랐다. 또 배, 감귤, 감 등 과일류도 15∼20% 가까이 올랐다. 이달에는 설 수요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말부터 생산자 물가와 수출입 물가가 모두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우려스럽다.

소비자 물가에 선행하는 생산자 물가는 지난해 11월과 12월에 전월 동기 대비 각각 0.4%, 0.5% 상승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을 키웠다. 생산자 물가가 상승한 이유는 채소 및 과일 출하량 감소 등으로 농림수산품과 공산품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인데 가격이 떨어지지 않아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

소비자 물가와 생산자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수입물가도 지난해 11월과 12월 유가와 원·달러 환율상승, 중간재와 소비재 증가 등으로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처럼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물가 지표만 놓고 보면 한은이 선제적으로 긴축정책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경제성장 지표라 할 수 있는 지난해 4·4분기 국내총생산(GDP)과 경상수지 등이 악화되면서 금통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보면 국내외 경기가 살아나 하반기로 갈수록 유가 등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출구전략은 경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문제"라고 밝혔다.

/hjkim@fnnews.com 김홍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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