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아이칸·타이거펀드 지분확대로 입김 강화
2010.06.28 17:41
수정 : 2010.06.28 17:41기사원문
과거 '사냥기법'에 한계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몸을 낮춰오다가 최근 지분확대를 통해 다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국 국적의 투자사인 에프-엠 인터내셔널 리미티드(F-M International Limited)는 이날 장내매수와 특별관계자 추가로 KB오토시스(옛 한국베랄) 주식 427만7116주(지분 37.19%)를 추가로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이 투자사의 보유지분은 69.93%로 늘었다. 에프-엠 인터내셔널은 칼 아이칸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프-엠 인터내셔널 측은 "최대주주인 김용웅, 김용길 대표이사와 의결권공동행사 약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KB오토시스는 적대적 인수합병(M&A) 우려에서 벗어났다는 분석이다.
칼 아이칸 측이 적대적 M&A에 성공한다고 해도 인맥 등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한국에서 자동차 부품사업을 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 이 같은 선택을 했을 수 있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금융위기 이후 국내 완성차업체의 위상이 크게 높아지면서 KB오토시스와 같은 1차 납품업체의 성장성을 높게 보고 지분을 확대하다가 여의치 않자 손을 잡은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그러나 아이칸의 과거 이력을 놓고 볼때 적대적 M&A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속단하기 이르다"고 지적했다.
칼 아이칸은 과거 KT&G에 대한 적대적 M&A를 시도해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지난 24일에는 아시아 사모금융 투자 파트너는 처음앤씨 지분 7.43%를 보유사실을 공개했다. 타이거 아시아 사모금융 투자 파트너는 이날 금융감독원 '5%임원 보고'를 통해 "처음앤씨의 코스닥 신규상장"에 따른 지분보유를 신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이거 아시아 사모금융 투자 파트너는 타이거아시아파트너가 지분 10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타이거펀드가 국내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함에 따라 다른 기업의 추가 매입 가능성을 예상해 볼 수도 있다"며 "향후 행보가 관심"이라고 밝혔다.
타이거펀드는 1999년 SK텔레콤 지분 7%를 확보한 뒤 적대적 M&A 위협을 가해 주가가 급등하자 몇 달 만에 지분을 팔아치워 6300억원가량의 시세차익을 남기고 국내 증시를 떠났었다.
이후 2006년에 한국증시에 돌아와 철강 등을 온라인으로 거래하는 B2B(기업 간) 전자상거래 업체인 이상네트웍스의 대주주로부터 20만주(3.71%)를 주당 2만5700원, 총 51억4000만원에 사들였다. 지난 2008년에는 한미약품에 투자해 원금의 3∼4배의 차익을 남기기도 했다.
/kmh@fnnews.com김문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