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대,스피드가 성패 가른다

      2011.11.16 17:52   수정 : 2011.11.16 17:52기사원문
#1.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을 자처하는 한국의 한 축을 담당하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3·4분기까지 6분기째 적자를 기록했고,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순위는 9위까지 떨어졌다.

다행히 LG전자는 최근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으로 재기의 몸짓을 하면서 지난달 흑자를 달성하는 단맛을 봤다. 16일 국내외 전문가들은 LG전자가 최근 결정한 1조원대 유상증자로 부활의 날개를 펼 수 있도록 리더십과 조직구조, 유통망을 다시금 면밀히 진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 1조8000억원 규모의 국내 라면시장에서 '1위'를 수성하고 있는 농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경쟁사의 신제품 매출 호조로 시장점유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하얀국물 라면이 시장의 '히트작품'으로 떠올랐지만 농심은 출시 시기를 놓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스마트 시대에는 스피드가 성패를 가른다. 특히 기초체력을 갖춘 기업일수록 순간속력을 내며 치고 나갈 수 있는 '스피드경영'을 소홀히 하면 이는 곧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실패한 ‘기관차 전술’

다행히 LG전자는 최근 4세대(4G) 롱 텀 에볼루션(LTE) 스마트폰으로 재기의 몸짓을 하면서, 지난 달 흑자를 달성하는 단맛을 봤다. 16일 국내·외 전문가들은 LG전자가 최근 결정한 1조원대 유상증자로 부활의 날개를 펼 수 있도록 리더십과 조직구조, 유통망을 다시금 면밀히 진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LG전자는 지난 2월 스페인 ‘MWC(Mobile World Congress)’ 전시회에서 ‘옵티머스2X’ 등 고급 스마트폰이 앞에서 당기면서 전체 스마트폰 사업을 재건시킨다는 ‘기관차 전술’을 내세웠다.

그러나 이후 LG전자가 내놓은 ‘옵티머스3D’ ‘옵티머스블랙’ ‘옵티머스빅’ 등 전략 제품들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LG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역할을 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한 이동통신사 단말기 담당 임원은 “‘옵티머스 LTE’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까지 LG전자 제품은 이동통신사별로 하나씩 공급됐다”며 “주요 경쟁사들처럼 하나의 전략 스마트폰으로 제조·마케팅 역량을 집중했어야 하는데, 오히려 제품군이 늘어나면서 역량이 분산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연말 1조1539억원 규모의 증자를 해서 이중 절반 이상을 스마트폰 연구개발(R&D)과 시설확충, 우수인력 확보에 쓴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지금부터라도 하나의 전략제품에 집중하면서 조직과 유통망을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근 스마트폰 사업의 정상화를 위한 LG그룹의 상담요청을 받았다는 한 업계 고위관계자는 “우선 잘할 수 있는 곳에 집중하는 제품개발 및 유통 전략이 중요하다”며 “일반 휴대폰을 팔던 시절 갖춰 놨던 유통 및 조직구조를 과감히 바꾸는 경영진의 리더십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자존심 구긴 농심

농심의 라면시장 점유율은 3·4분기 말 기준으로 68.1%(AC닐슨)다. 지난해 같은 기간 70.0%에서 1.9%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농심의 시장점유율 하락은 하얀국물 라면이 히트제품으로 떠올랐기 때문.

지난 7월 말 삼양식품이 '나가사끼 짬뽕'을 내놓았고 한국야쿠르트는 8월 초 '이경규 라면'으로 불리는 '꼬꼬면'을 출시했다. 두 제품은 날개 돋친 듯 팔렸고 일부 유통채널에선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오뚜기도 하얀국물 라면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중화풍 '기스면'을 내놓은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농심도 하얀국물 라면 시장을 나 몰라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선뜻 백색 라면을 내놓기도 쉽지가 않다.

업계 최고 연구개발(R&D) 인력과 능력을 갖췄지만 하얀국물 라면시장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뒤늦게 뛰어들었다간 '네 번째로 출시' '미투 상품'이라는 꼬리표가 달릴 것이 분명하다. 한마디로 시장점유율 1위인 농심의 '자존심'을 구기는 꼴이다.

한국증권 이경주 애널리스트는 "농심의 연구개발 능력을 감안하면 언제라도 하얀국물 라면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며 "라면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재구매율이어서 농심도 백색라면의 향후 판매 추이에 주목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 인상이 더딘 것도 농심의 발목을 잡고 있다.
원재료비 상승에도 제품가격 인상이 늦어지면서 매출원가율(총 매출액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 농심의 매출원가율은 3·4분기에 74.9%까지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포인트 올라간 것이다.
원재료비가 팜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16% 증가했고 포장지와 용기 등 부자재비도 14% 늘어났기 때문이다.

/sdpark@fnnews.com박승덕 권해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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