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의 기적 (2) 13년 끊임없는 열정

      2013.06.21 03:30   수정 : 2014.11.06 00:39기사원문

한국형 스팀청소기가 출시된 지 13년째다. 파이낸셜뉴스의 창간과 궤를 같이하는 이 제품은 출시당시 혁신형 제품으로서 국내 시장에 파란을 일으켰다. 스팀청소기를 탄생시킨 한경희생활과학의 한경희 대표는 워킹맘으로 평소 청소를 하면서 느꼈던 점을 제품 기술 개발에 접목, 주부가 최고경영자(CEO)가 된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지난 2008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선정한 '세계를 움직이는 50인의 여성',2012년 포브스아시아 선정 '아시아 파워여성 기업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 회사는 연매출 1000억원 이상을 달성하고 있다.

한 대표는 "끊임없는 열정과 아이디어로 인류를 행복하게 하는 회사를 운영해 나가는 게 꿈"이라며 "전 세계 여성들의 생활에서도 한류바람이 불어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20일 밝혔다.


■생활 속 아이디어로 사업 시작

한 대표는 지난 1996년 5급 공무원 특채시험에 합격, 교육부 사무관으로 근무했었다. 누구나 부러워했던 안정된 삶을 포기하고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게 된 것은 우연한 아이디어로부터 시작됐다. 당시 두 아이를 둔 엄마로서 직장과 집안일을 병행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퇴근 후 잠자리에 드는 순간까지 고된 가사노동의 연속이었다. 특히 걸레질은 집안일을 잘 도와주던 남편조차도 어려워해 혼자 담당해야 했다. 문득 바닥의 걸레를 보면서 여기에 막대를 붙이고 스팀 조절만 가능할 수 있게 만들면 온돌식 주거문화에 딱 맞는 완벽한 스팀 대걸레 청소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 발상으로부터 만들어지게 된 것이 최초의 스팀청소기다.

한 대표는 "온돌바닥에서 생활하는 우리나라 집 형태의 특성상 바닥걸레청소를 해야만 하는데 힘든 바닥청소를 쉽게 할 수 있는 스팀청소기를 개발하면 성공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들었다"며 "물론 이런 생각이 실제 성공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다"고 회상했다.

■기술·유통 난관의 연속이었던 13년

한경희 대표가 스팀청소기 사업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는 사업이 막 자리잡기 시작했던 2004년이다. 기술 개발을 위해 여기저기 발품을 팔았지만 처음 생각했던 콘셉트의 제품 기술 개발이 쉽지 않았다. 제품 개발 계획은 당초 1년 정도의 기간에 1억원으로 잡았다. 그러나 1년이라는 시간 동안 금형 제작 등으로 자금을 모두 날렸다. 완전히 밑바닥에서 다시 시작해야 되는 상황이었다. 그후에도 2년이 더 걸려서야 제품이 출시됐다.

그는 "처음에는 사람들이 줄 서서 돈 들고 사갈 줄 알았는데 그게 착각이었다"며 "개발보다 더 어려운 게 유통"이었다고 술회했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제품을 중소기업이 광고비 하나도 없이 존재 자체를 알린다는 게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주저앉지 않았다. 틈새시장을 정확히 인식했기 때문에 아이디어에 대한 확신을 갖고 마음을 다잡았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제품으로 주부들의 삶을 편하고 행복하게 하는 제품을 공급하자'는 기업 모토를 세우고 사소한 것부터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실천해 나갔다.

그 후 주부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고 홈쇼핑에서 매진 행진을 기록하며 사업이 안정궤도에 올랐다.

■스팀가전에서 생활가전 등으로 확대

그는 미국, 유럽 시장이 독점하고 있는 해외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최근까지도 미국에서 오랜 시간 머물며 직접 현지 시장조사를 하고 소비자를 분석하고 있는 중이다. 아울러 주요 제품인 살균가전과 주방가전을 앞세워 5000만달러 수출을 달성하기 위해 다각적인 시도를 펼치고 있다. 오는 2015년까지 스팀 및 살균가전 쪽에서 전 세계 시장의 15%, 영업이익률 10%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한 대표는 제품 카테고리 확장에도 신경 쓰고 있다. 스팀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생활가전, 주방 등의 카테고리를 늘려 나가고 있다.
지금까지는 한경희생활과학이라 하면 스팀가전회사로 더 많이 알려져 있지만 여기에 머물지 않고 생활가전, 주방 등을 취급하는 가전회사로 커나간다는 방침이다.

happyny777@fnnews.com 김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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