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승인’ 악용 손님에 택시기사 ‘울상’

      2014.01.22 15:33   수정 : 2014.10.30 09:49기사원문
"손님. 선승인은 왜 하려고 하시죠? 무슨 문제가 있어서 그러시는 겁니까?"

지난 주말 저녁, 서울 충무로 지역에서 강남역으로 이동하기 위해 택시를 탔다. 이어 택시 기사에게 '택시 요금 선승인'을 요청하자 이런 의심 섞인 대답이 먼저 돌아왔다. 기자라는 신분을 밝히고 "사실 택시 선승인 제도에 대해 취재를 하고 있다"고 답변하자 그제서야 택시 기사는 고개를 끄덕이고 요구에 응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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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시 '선승인 서비스' 알고 계신가요?

먼저 택시 '선승인 서비스'에 대해서 알아보자. 선승인이란 택시 승차 후 출발하기 전에 요금을 결제할 교통카드를 단말기에 먼저 접촉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승차 시 카드를 선승인 했기 때문에 하차 시에는 추가로 카드를 단말기에 접촉할 필요 없이 요금만 확인하고 내리면 된다. 카드를 미리 승인하더라도 요금이 선불로 결제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중 결제 될 염려도 없다.

또 선승인과 함께 '택시 안심귀가서비스'를 이용하면 본인이 사전에 지정한 사람의 휴대전화로 승객의 이름과 승·하차 시각, 택시 번호와 택시 위치 등의 문자 서비스가 전달된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선 사전에 택시안심 홈페이지(www.taxiansim.com)에 간단한 개인 정보와 선승인 할 카드를 등록하면 된다. 이 서비스는 주로 밤늦게 홀로 귀가하는 여성들이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다.

시민 입장에선 자신이 택시에 승·하차하는 사실을 누군가에게 알리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불안감을 없앨 수 있으며 택시 유괴나 납치 등의 범죄를 예방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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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시 기사는 왜 선승인을 꺼렸을까?

그렇다면 택시 기사는 기자가 선승인을 한다고 했을 때 왜 주저했을까?

"잔액이 없는 티머니 카드로 선승인을 하고 나서 중간에 내려달라고 하는 경우가 실제로 있었다"며 "택시기사는 선승인을 요청한 교통카드에 잔액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자칫 이런 문제로 악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제도 자체에 대해선 불만은 없지만 문제점들 때문에 택시기사들끼리는 선승인을 꺼린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런 문제점에 대해 확인 차 서울시 택시지원팀에 문의한 결과 "택시 선승인과 관련해선 담당자가 현재 공석이니 자세한 대답을 해줄 수가 없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제대로 된 홍보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선승인 서비스에 대한 전반적인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선승인 제도는 보여주기식 '탁상 행정'에 머무르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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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s0910@fnnews.com 박동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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