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씨 꺼질라” 정부 예의주시

      2014.04.22 17:53   수정 : 2014.10.28 04:54기사원문


정부는 오랜만에 되살아난 경기회복의 불씨가 '세월호 침몰 사고'로 사그라질까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300명(실종자 포함)이 넘는 대참사가 일어난 이번 사고는 피해자 대다수가 학생인 데다 초기 대응부터 구조 과정에서 보여주고 있는 국가 안전시스템의 총체적 부실, 그리고 이를 놓고 벌어진 정부 관계자와 몇몇 사람의 몰지각한 행동 등이 일반 국민을 '패닉(공황)' 상태로 내몰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사건이 국민들의 심리 위축→소비 부진→내수 침체→경기 하락 등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모습이다.

22일 정부 관계자는 "사태수습과 국민 생활 안정이 가장 우선이다. 그렇지만 (국민들의)불안심리가 소비나 경제활동을 위축시키는 등 영향이 있을 것으로 평가를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단기간에 대책을 내놓기보단 시간을 두고 지켜보기로 했다"고 전했다.

세월호 사고는 과거 이웃나라 일본의 대지진이나 쓰나미 등과 같이 국민적 충격은 비슷하다고 하더라도 사회간접시설 복구 등 재건 과정에서 미치는 영향은 다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서해 연평도 사건 등 북한의 도발과 같은 외부적 충격도 아니어서 금융시장 등을 통해 당장 효과가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국민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는 국가, 그리고 일부 사람에 대한 전국민의 실망과 불안감 증폭, 극도의 심리 위축이 향후 우리 경제에 아무런 영향이 없으리란 것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시간이 지나봐야 (경제 영향에 따른)윤곽이 잡힐 수 있을 것"이라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기재부는 '3월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우리 경제의 회복 조짐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4월 그린북에서도 "경제의 회복 조짐이 이어지고 있다"고 재차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해에서 올해로 넘어오는 사이 고용과 물가는 안정세를, 또 광공업생산은 크게 증가하는 등 양호한 모습을 보이며 이런 평가에 힘을 실어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투자와 소비 등 민간 부문은 등락을 거듭하며 다소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전월 대비 소매판매는 지난해 12월 -1.2%, 올해 1월 2.2%, 2월 -3.2%로 오르내렸다. 다만 민간소비(국민계정)는 지난해 4.4분기 현재 전기 대비 0.9% 상승하는 등 3분기 연속 상승했다.

기재부는 앞서 "3월 소매판매는 음식료품 판매 확대 등에 힘입어 전월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 효과가 퇴색하면서 2월 소매판매는 하락했지만 3월에는 다시 반등할 것이란 설명이다. 한국은행이 집계하는 소비자심리지수는 올 들어 109(1월), 108(2월), 108(3월)을 기록하며 비교적 '낙관적'인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세월호 사고가 불거진 4월부터다. 이미 올해 1학기 수학여행이 전면 금지됐고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해 각종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또 백화점이나 놀이공원 등에도 일반인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소비 위축이 당장 현실이 되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 임희정 연구위원은 "세월호 사건이 당장 (경기에)부정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남아 있는 피해복구 과정에서 정부가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최선을 다하고 국민들도 현 시점에서 더욱 뭉치고 주변에 관심을 갖는 등 긍정이 더해질 경우 중장기적으론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bada@fnnews.com 김승호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