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병원, 필리핀 심장병 청각장애아 수술 마치고 건강하게 퇴원

      2014.10.15 09:40   수정 : 2014.10.15 09:40기사원문

심장전문병원 세종병원은 심장병을 앓고 있는 필리핀 청각장애아 걸리가 1차 수술과 2차 시술을 모두 마치고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고 15일 밝혔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온 걸리(8·여)는 태어날 때부터 심장질환과 와우질환이 있었다. 이 때문에 호흡곤란과 발육부진 등의 문제를 겪었고 소리를 들을 수 없어 언어를 구사하지 못했다.

하지만 걸리 가족의 월 소득은 일용직 전기기술자인 아버지가 벌어오는 20만원 가량으로 걸리는 어려운 집안형편 때문에 수술을 받지 못했다.

걸리의 어머니는 선교사를 통해 한국 병원에서 무료로 심장병 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한국선의복지재단이 진행하는 '해외 심장병 어린이 무료수술' 사업에 지원했다.

한국선의복지재단과 연계된 세종병원에서 걸리는 '동맥관개존증(PDA)'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 질환은 출생 전 열린 상태로 대동맥과 폐동맥을 연결하는 동맥관이 출생 후에 닫히지 않고 계속 열려 있는 선천성 심장병이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심내막염, 심부전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걸리는 심부전 치료시기를 놓쳐 검사 당시 심한 폐동맥고혈압이 나타나 치료가 불가능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치료를 맡은 소아청소년과 김성호 부장은 걸리가 폐동맥고혈압이 심해 동맥관을 한번에 막을 경우, 무리가 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2차로 나눠서 막기로 결정했다.

세종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성호 부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소아심장 전문의로 지난 달 제주 한라병원에서 긴급 이송된 '심실중격결손이 없는 폐동맥폐쇄'를 앓고 있는 신생아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다.

김 부장은 2013년 5월 1차 수술을 무사히 마쳤다. 또 걸리와 가족이 2차 시술을 포기하지 않도록 직접 후원자 발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걸리는 후원자의 도움을 받아 지난 9월 2차 시술을 받고, 모든 치료를 끝낼 수 있었다.
또 지난 7월 의료기관 및 재단, 후원자의 도움으로 인공와우 수술을 받아 정상아이와 같이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됐다.

걸리의 어머니는 "걸리가 2차 치료까지 마칠 수 있도록 도와준 소아청소년과 김성호 부장이 은인이라고 생각한다"며 "걸리 역시 자라서 다른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세종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성호 부장은 "'심장병 없는 세상을 위하여'라는 이념으로 환자들을 치료해 온 병원의 의료진으로서 걸리가 건강한 삶을 되찾은 것에 대해 무척 기쁘다"라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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