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라노킹이 뭐길래…영하 13도에 4시간 기다려

      2014.12.18 13:28   수정 : 2014.12.18 16:22기사원문

#. 18일 경기도 군포에 거주하는 이민영씨(35)는 새벽 4시에 서울 롯데마트 구로점에 도착했다. 4살, 7살 된 아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줄 로봇 완구인 파워레인저 다이노포스를 사기 위해서였다. 이날 한파 주의보가 발령된 서울의 아침기온은 영하 13도, 체감 온도는 영하 21도 였다. 이 씨는 4시간을 추위에 떤 뒤에야 직원의 안내를 받아 실내로 들어 올 수 있었다. 이후 번호표를 받고, 2시간을 더 기다리고 나서야 살 수 있었다.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18일 공룡 장난감 '다이노포스'을 사기하기 위한 구입경쟁이 또 벌어졌다.
해태제과의 빅히트 제품인 '허니버터칩'과 비슷한 양상이다. 두 제품 모두 예상치 못한 폭발적인 수요를 대비하지 못한 공통점이 있지만, 공급면에선 큰 차이가 있다. 허니버터칩은 공장 생산라인을 풀가동했지만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반면, 다이노포스는 일본업체가 공급량을 늘리지 않고 있다. 다이노포스 완구는 일본에선 이미 1년전에 유행했다.일본 제조회사는 현재 후속 시리즈 생산에 더 주력하고 있어 품귀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강추위도 못말리는 구매열기

완구업계 파워레인저 다이노포스를 사기 위해 부모들은 강추위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서울 경인로 롯데마트 지하의 토이저러스 매장에는 200여 명이 넘는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한 손에는 전단지를 들고, 혹시나 준비된 물량이 떨어질까 발을 동동 구르는 표정은 '맹모 어머니의 노력'에 비할 바 아니었다. "오전 6시부터 신랑이 줄을 서다가 출근을 위해 9시에 자신과 교대했다"는 김정훈씨(39)는 2살 난 아들을 가슴에 안고 있었다.

이날 롯데마트는 구로점은 파워레인저 티라노킹 50개, 프테라킹100개, 가브리볼버 30개를 선착순으로 1인 1개씩 한정 판매했다. 대형마트에서는 정가인 7만5000원에 판매하지만 인터넷에서는 최소 20만원을 넘게 줘야 살 수 있다. 일부 엄마들은 아예 일본에서 '직구'를 한다. 일부 홈쇼핑사들은 재고 수량을 잘 못 파악해 제품을 판매하고, 추후에 물량이 없다고 사과 문제를 보내는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17일 이마트가 모바일을 통해서 판매한 티라노킹은 단 4분만에 매진됐다.

티라노킹은 일본의 완구업체인 반다이가 독점 생산하는데, TV 방송 시점의 차이로 현재 국내에서 유행하는 다이노포스(공룡) 시리즈는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조기품절 '품절 마케팅' 비판도

토이저러스 매장이 정식 개장을 10분 앞둔 오전 9시 50분께, 롯데마트 직원은 준비된 물량 180개가 모두 소진 돼, 줄을 서도 해당 제품을 살 수 없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번호표를 받지 못한 부모들은 줄을 떠나지 않았다. 이주란씨(36)씨는 "혹시 몰라서 줄을 계속 서고 있는 중"이라며 "오늘 못 사더라도 크리스마스까지 남은 일주일 동안 조금 더 알아볼 생각"이라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날 구입에 실패한 몇몇 소비자들은 '품절 마케팅'에 편승한 대형마트의 상술 아니냐며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박모씨(34)는 "몇 개 판다는 말 없이 오늘 상품을 판다고만 해 막상 왔는데 준비 물량이 턱 없이 부족했다"며 "유통업체가 비축한 물량을 크리스마스까지 천천히 풀고 있는 꼼수를 부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물량 확보가 워낙 어려운데다 점포별로 공급량이 달라 일괄적인 수량 파악이 어렵다"며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한 번 더 티라노킹 기획전을 진행할 예정이나 구체적인 수량은 아직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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