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의료시스템 '닥터헬기' 운영중인 신안군 목포한국병원

      2015.05.21 17:37   수정 : 2015.05.21 22:34기사원문
응급환자, 의료진간 원격 협진이 생명 살려
골든타임 30분 최대 활용 도입 후 739명 목숨 구해
도서지 지리적 열세 극복



【 목포(전남)=정명진 의학전문기자】 지난 19일 목포한국병원 원격의료시스템이 있는 회의실에 화면이 켜졌다. 진도한국병원 응급실 의료진이 호출을 한 것이다. 환자는 55세 남자로 교통사고로 이송됐다. 하지만 뇌출혈로 인해 중증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권역외상센터가 있는 목포한국병원으로 이송이 필요했다. 진도한국병원 의료진은 환자의 상태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환자는 목뼈에 이상이 있고 긴장성 기흉이 발생했으며 뇌출혈이 있는 상태입니다.

"

목포한국병원 응급의학과 김재혁 과장은 화면을 보며 의료처치를 지시했다. "일단 경추 고정을 하고(화면으로 고정한 것을 확인한 후) 흉관삽관으로 기흉을 해결할 수 있나요? 그 다음 이송해주셨으면 합니다."

이후 5분 거리의 닥터헬기 정류장에서 헬기가 목포한국병원 옥상으로 출발했다. 김 과장은 헬기에 몸을 싣고 헬기가 착륙할 수 있는 임계점으로 이동했다. 진도한국병원에서도 의료처치를 한 후 환자를 앰뷸런스에 태워 이동시켰다. 환자를 무사히 실은 닥터헬기는 목포한국병원 옥상에 도착해 권역외상센터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수술실로 직행했다. 환자는 무사히 수술을 마쳤다.

정부가 도서 지역 등 의료취약지역에 배치한 닥터헬기는 지난 2011년부터 4개 지역에서 운영중이다. 전남에는 목포한국병원, 인천 가천대길병원, 강원 원주세브란스병원, 경북 안동병원 등이다. 이후 충남 단국대병원에서도 운영할 계획이다.

닥터헬기는 섬 등 병원이 없는 지역에서 급성심근경색, 뇌졸중 등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의료진이 직접 탑승해 환자를 처치할 수 있다. 의료진이 헬기에서 의료처치를 하면서 이동하기 때문에 환자가 죽음에 이를 수 있는 골든타임인 30분 내에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목포한국병원의 경우 2011년 이후 739명을 닥터헬기로 이송했다.

목포 인근인 전라남도 신안군에는 1004개의 섬이 모여있다. 이 중 296개 섬에 사람이 살고 있다. 하지만 공중보건의가 상주하는 보건지소는 27개, 간호사가 상주하는 보건진료소는 69개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근처에 있는 해경 경비정이 환자를 이송하거나 소방항공헬기 등을 이용했다. 하지만 닥터헬기가 도입된 후에는 의료진의 처치를 더 쉽게 받게 됐다.

목포한국병원 류재광 원장은 "섬 지역도 문제지만 지역 병원들이 규모가 작아 중증질환을 치료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며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의료진간 원격협진을 통해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게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목포한국병원은 현재 600병상과 특수병상 97병상 등 700여개 병상을 운영중이다.

목포지역에서는 가장 규모가 크기 때문에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됐다.

류 원장은 "지역의 소규모 병원과 섬에 있는 보건소의 경우 원격의료시스템을 갖춰 의료진이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원격의료는 이달부터 권역응급센터는 4만원, 의뢰병원은 2만원으로 시범수가가 책정됐다.

pompom@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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