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김 美 LA지방법원 판사 "판사 임용 전 법조경력 쌓는 것 중요"

      2015.05.22 17:46   수정 : 2015.05.22 17:46기사원문
'형사법콘퍼런스' 참석차 방한


한국인으로서는 가장 긴 기간인 17년 동안 미국 법원에서 판사로 재직 중인 마크 김 판사(미 LA카운티 지방법원·사진)가 한국을 찾아 국내 사법제도에 대해 입을 열었다.

마크 김 판사는 현직 미국 법조인으로서 국내 사법제도의 장.단점은 물론 발전방향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세계한인검사협회'가 주최한 형사법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온 그는 지난 21일 서울 신반포로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국내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국내 법관 임용제도와 감찰제도, 국민참여재판제도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 가운데 그가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법관 감찰제도.

그는 "법원에서 어떻게 소속 판사들을 감찰할 수 있느냐"며 "별도로 마련된 외부 기관에서 감찰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변호사와 판사, 시민들로 구성된 조직이 따로 있고 이 조직에서 감찰해야 한다는 것.

판사의 개인적 비위행위는 물론이고 재판과 관련한 민원도 함께 다뤄진다. 사건 관계인들이 진정을 넣을 수 있고 잘못이 확인되면 경고부터 파면까지 단계별로 제재가 가해진다.


성희롱 사건처럼 중대한 사건은 내용뿐만 아니라 실명까지 언론에 그대로 공개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서면경고로 가볍게 끝나는 일도 기록에 남을 뿐만 아니라 비슷한 일이 재발하면 가중처벌 대상이 된다고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법관이 재판을 하면서 법을 잘못 다루거나 비위를 저지를 경우 반드시 제재가 따른다"는 점이라는 것.

법관 임용에 대해서도 그는 "법관 임용 전에 법조 경력을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판사 평균 나이가 40대 후반"이라면서 "솔직히 (한국처럼) 연수원 가서 2~3년 있다가 곧바로 판사가 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자신 역시 변호사와 검사생활을 하고 나서 판사가 됐다면서 법관의 경험과 경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008년 한국에서 도입한 '국민참여재판'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여러 가지 우려가 있을 수도 있지만 방향은 옳고 다른 나라에서도 한국의 국민참여재판 제도를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결론이 언제나 옳을 수는 없지만 과정이 공정하게 진행됐다면 배심원 결정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판사의 판결도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결과도 중요하겠지만 절차의 공정성을 더 강조한 그는 "일반시민들의 법률지식이 부족해 법조계가 많은 걱정을 했다"면서도 "배심원들도 상식, 생활경험을 바탕으로 사실증거를 명확하게 볼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마크 김 판사는 1998년 한국인으로서는 처음 판사에 임용돼 현재까지 17년을 봉직하고 있다. 한국인으로서는 가장 오랜 기간이다.


그는 "17년 전만 해도 한국인 판사가 없었다"면서 "지금은 15명 정도의 한인판사가 있고 앞으로 유능한 후배들이 많이 나올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ohngbear@fnnews.com 장용진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