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금융개혁이 필요하다
2015.11.02 17:05
수정 : 2015.11.02 22:50기사원문
'아름답다'는 말의 어원은 '안다'라고 한다. 무언가를 알게 되면 보이지 않던 부분이 보이고, 거기서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다는 의미다. '아이유'가 아름다운 건 얼굴이 예뻐서도 그렇지만, 그가 세상을 보는(아는) 따뜻한 시각과 감성을 시청자가 알기 때문일 게다.
시중은행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을 약 6개월간 출입하며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 우리나라 사람은 대부분 국내 금융을 아름답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대표적인 것이 국내 금융산업 경쟁력이 우간다보다 못하다며 자학하는 것이다. 출처는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WEF)이다. 한국의 국가경쟁력 순위는 26위인데 금융은 우간다(81위)보다 못한 87위다. 10m 간격으로 보이는 편의점에서마다 돈을 뽑을 수 있고 지하철을 타고 다니면서도 인터넷뱅킹이 가능한 우리나라가 우간다보다 금융산업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는 심했다.
이유를 알고보니 '눈높이가 높은' 국내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조사해 그렇다고 한다. 금융위는 세계은행(WB)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비교했을 때 국내 금융산업 경쟁력은 양호하다고 해명했다.
국내 금융이 아름답지 않은 것은 국내 금융이 정말 못나서가 아니라 국민이 잘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금융당국은 '국민 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국민체감'이란 네 글자가 민망하다. 핀테크와 인터넷전문은행이 금융개혁인 듯 소문은 무성하지만 실체가 없다.
반대로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해 '그놈 목소리'를 주제로 금감원과 경찰청이 진행한 캠페인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받는다. 보이스피싱 사례와 범인의 육성을 음성, 영상 등으로 공개해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또 지난달 말 시행한 계좌이동제 역시 온라인으로 손쉽게 자동이체를 변경시킬 수 있게 해줘 유용하다는 반응이다. 둘 모두 국민에게 가 잘 닿았고, 소통이 됐기 때문이다.
금융개혁도 마찬가지다. 나 혼자 하기보다 관련 산업, 국민이 잘 알 수 있게 꾸준히 소통하고 알려야 한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금융교육의 일환으로 여의도의 윤중중학교를 방문해 직접 금융교육을 한 적이 있다. 학생들이야 금감원장이 누군지 잘 몰랐겠지만 그날을 계기로 저축, 재테크에 관심을 갖고 뉴스에 진 아저씨가 나오면 관심을 갖고 지켜볼 가능성이 높다. 진짜 아름다운 소통은 이렇게 말을 거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아닌가 싶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