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위는 중요치 않다, 국가가 원하고 나라에 봉사한다는 생각에 결정"

      2016.07.18 18:14   수정 : 2016.07.18 18:14기사원문

국립기상과학원 이동규 수치모델연구부장(사진)은 28년간 서울대 교수를 역임한 기상수치모델 연구의 국내 최고 권위자다. 교육과 연구에 익숙한 이 박사가 정년 후 연구활동을 접고 과감히 국립기상과학원 수치모델연구부장 자리를 맡게 된 것은 공직사회에 혁신적으로 시행된 헤드헌팅 제도를 통해서다.

정부 헤드헌팅은 최고의 민간 전문가를 스카우트해 공직에 임용하기 위해서 개방형 직위에 가장 적합한 민간인을 정부가 직접 조사, 발굴해 설득하고 영입하는 것이다. 인사혁신처 인재정보담당관실이 십고초려 끝에 기상수치모델 구축의 최고 권위자를 영입하게 됐다. 이로써 기상예측의 정확성을 확보하고 기상 선진국 달성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기대감도 있지만 우선은 긴장이 되죠. 70세라는 나이에 공직 업무를 수행하게 됐지만 어쨌든 영광스러운 일이고 제 나이에 걸맞게 모범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이 부장은 공직사회 첫발을 내디딘 소감을 묻자 이렇게 말했다.
사실 가족들은 쉬어야 할 나이라며 이 자리를 반대했다고 한다. 연륜과 경험에 비춰볼 때 적절한 직위는 아닌 것 같다는 주변의 의견도 있었다. "직위는 중요치 않았습니다. 이 자리에 올 적임자가 없는 것 같았고 국가에서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아니까 나라에 봉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족들을 설득했죠."

이 부장은 기상학 최고의 권위자로서 쉴 새 없이 도전하고 달려온 인물이라는 평가다. 서울대 천문기상학과 졸업,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수치예보모델 연구로 기상학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고 서울대 재직시절 기상학과·대기과학과에서 수치모델 연구를 개척해 학생을 지도했다.

슈퍼컴퓨터용 수치모델을 일반 컴퓨터에서도 운영 가능한 수치예보모델로 변환해 한반도 지형에 적합한 기상예측모델을 구축하고 한국 최초의 슈퍼컴퓨터 Cray-S2에서 기상청 수치예보모델로 사용하도록 했다.
또 공군의 항공작전 핵심정보를 제공하는 기상수치예보모델 시스템을 최초로 개발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기상학을 선택했던 것이나 연구에 매진할 수 있었던 것, 공직을 맡기까지의 지난 세월을 돌아보며 자신을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기상학은 미래를 내다보는 재미가 있어요. 모든 학문이 어느 정도 미래를 예측하지만 자연과학에서 예측은 이해하는 지식 범위에서 상당히 솔직하고 정확합니다."

김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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