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호 급식·식자재 전문기업 엘앤씨에프엔씨 대표

      2016.12.25 19:00   수정 : 2016.12.25 19:00기사원문

이라크 전쟁터 사막 한가운데 위치한 자이툰부대에 '생선초밥'과 '생선회'를 공급해 주위를 놀라게 하고, 한겨울에 현대중공업 조선소 공사현장에 발열 도시락을 제공해 호평을 받은 기업이 있다. 바로 급식.식자재 전문 중견기업 엘앤씨에프엔씨이다.

지난 2000년 초 엘앤씨에프엔씨를 창업해 지금까지 이끌고 있는 이민호 대표(사진)는 우리나라 기업형 급식산업의 산 증인이다. 1990년 초 주요 대기업이 자사 단체급식 및 식자재 사업을 바탕으로 급식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삼성그룹 역시 삼성에버랜드에 이를 담당할 '유통사업부'를 신설했다. 이 대표는 유통사업부 초기 멤버로 에버랜드 급식사업과 식자재 관련사업의 밑그림을 그렸다.


이 대표는 삼성에서 쌓은 10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엘앤씨에프엔씨를 설립해 삼익악기를 시작으로 현대중공업 1차협력사로 확장하며 급식.식자재 전문 중견기업으로 자리매김 중이다.

이 대표는 사업 초창기 이라크 자이툰기지에 식자재를 공급했던 것을 아직 잊지 못한다. 그는 "전쟁터인 이라크에 간다면 반대할까봐 가족들에게도 제대로 알리지 않고 비행기에 올랐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05년 12월 자이툰기지에 식자재를 공급한 뒤 그 다음해 기지 내 아르빌회관도 운영하게 됐다. 아르빌회관을 운영할 당시 삼겹살·김치찌개 중심의 한식과 기존 양식에 식상해하던 부대원들에게 제공할 색다른 메뉴를 고민하다가 '생선초밥'과 '생선회'를 떠올렸다. 식자재가 부산에서 출발해 자이툰기지에 도착하기까지 45일 걸리는 것을 감안,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냉동수송에 공을 들였다. 한 발 더 나아가 일식 조리사도 한국에서 공수해 무늬만 생선초밥이 아닌 한국에서 먹는 진짜 생선초밥을 내놨다.

그는 "당시에는 남들이 다들 불가능할 거라며 만류했던 이라크전쟁터 사막 한가운데서의 '생선초밥'과 '생선회'를 내놨을 때, 그리고 부대원들에게 호평을 받았을 때의 짜릿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이 대표는 20여명 규모의 현대중공업 음성공장 내 한 구내식당을 맡게 된다. 비록 20여명의 소규모지만 여기서 인정을 받으면 더 큰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몇년 후를 내다본 결정이었다. 이 같은 결정이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 현장에 도시락까지 사업을 확대.공급하도록 이끌었으며 현대중공업 내 대표적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사례로도 자리 잡게 됐다. 이 대표가 최근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바로 발열팩 도시락이다.
발열팩 도시락은 물을 통해 발열되기 때문에 공사현장에서도 따뜻한 한 끼 식사가 가능하다. 지난 10월에 특허까지 받았다.


이 대표는 "2017년부터 발열팩이 장착된 '푸짐도시락' 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신규 프랜차이즈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다양한 다이어트식과 성인병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맞춤식(당뇨식·저염식) 도시락도 유명 헬스프랜차이즈 업체와 제휴해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ourage@fnnews.com 전용기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