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정훈, "올 시즌 목표는 세계랭킹 톱10 진입"

      2017.02.24 11:01   수정 : 2017.02.24 11:01기사원문

"세계랭킹 10위 이내에 드는 것이다."
'코리언 스나이퍼' 왕정훈(22)의 시즌 목표다. 왕정훈은 23일 서울 중구 태평로의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의류 업체 애플라인드와 1년간 서브스폰서 후원 조인식을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 일환으로 올 시즌 최소 2승 이상을 올리겠다는 목표치를 제시했다. 물론 세계랭킹에 의해 출전이 예상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우승이면 금상첨화다. 작년 유럽프로골프(EPGA)투어 신인왕인 왕정훈은 이미 지난 1월 EPGA투어 카타르 마스터스서 시즌 1승을 거두었다.
국내 남자 선수가 올 시즌 해외에서 전한 가장 빠른 승전보다.

자신의 꿈이었던 마스터스 출전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현재 세계랭킹이 한국 선수 중에서는 가장 높은 42위인 그는 오는 4월에 열리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출전이 사실상 확정적이다. 그는 “마스터스는 항상 꿈꿔 왔던 대회라 설레고 기대된다. 올 시즌 가장 우승하고 싶고, 가장 기대되는 대회”라고 말했다.

달라진 자신의 위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왕정훈은 "대우는 항상 잘 받고 있다. 세계랭킹 50위 이내에 진입했다고 해서 예전과 확연히 달라진 것은 없지만 초창기보다는 매우 편해진 것은 확실하다"고 밝혔다. 왕정훈은 오늘의 자신이 있기까지는 어린 시절 겪었던 고생이 가장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그는 초등학교 때 필리핀으로 조기 골프유학을 떠났다. 그리고 그 곳에서 아버지(왕영조)와 함께 엄청난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왕정훈은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고생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많이 떠돌아 다녔던 것이 EPGA투어를 비롯한 투어 생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그 때 아버지 결정 때문에 고생은 많이 했지만 지금 전부 보상받는 느낌이다. 아버지께 늘 감사드린다"고 지난날을 뒤돌아 보았다.

최근 부진에 대해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왕정훈은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 때 봤던 타이거 우즈(미국)에 대한 아쉬움도 나타냈다. 그는 "우상이었던 우즈를 볼 수 있어 너무 기뻤다. 하지만 잘 치기를 바랐는데 기권해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왕정훈은 "우즈는 다시 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는 전망을 내놨다.

왕정훈은 국내에서 ‘골프 유목민’으로 불리는 자신의 별명에 대해 해외에서는 ‘코리안 스나이퍼’로 불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작년 한 해에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 대략 20개국을 돌아 다녔다고 소개했다. 그 중에서도 아프리카나 중동 쪽 날씨가 자신과 맞아 성적이 잘 나온다고 말했다.

EPGA투어서 동고동락하다 올해부터 PGA투어서 활동하는 안병훈(26·CJ대한통운)은 왕정훈의 경쟁자이자 롤모델이다. 그는 "형이 말 수가 많지 않아 자세한 조언은 없었지만 꼭 PGA투어에서 함께 뛰자고 이야기해줬다"며 "나도 빨리 도전하고 싶다. 세계랭킹 50위 이내에 들면 큰 시합을 많이 나갈 수 있어서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빨리 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왕정훈의 올 PGA투어 첫 번째 출전 대회는 월드골프챔피언(WGC)시리즈인 멕시코 챔피언십이다. 왕정훈은 이 대회 출전을 위해 오는 25일 출국한다. 국내에서 휴식을 취하며 에너지를 충전한 그는 “톱10이 1차 목표고 우승까지 노려 보겠다. 쇼트게임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아무래도 미국 잔디가 거칠기 때문에 그 부분을 고려해 연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회를 시작으로 왕정훈은 PGA투어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WGC시리즈 델 매치 플레이,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EPGA투어 핫산 2세 트로피, 볼보 차이나 오픈에 차례로 출전하게 된다.

기회가 되면 국내 대회도 꼭 출전하고 싶다는 왕정훈은 골프 꿈나무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아직 나 자신도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조언이라고 하기엔 어색하다"며 "다만 골프 꿈나무들은 시선을 넓게 보고 골프를 오래 쳤으면 좋겠다.
이 부분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