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에 도박장.. ‘카지노 술집’ 기승

      2017.02.27 17:44   수정 : 2017.02.27 17:44기사원문

지난 연말부터 술을 마시며 카지노 게임을 할 수 있는 일명 '카지노 술집'이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다며 일제단속에 나서 업주들을 무더기 검거했다.

■카지노 술집 전국 16곳 성업…"카지노와 똑같은 형태"

27일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도심 유흥가에서 블랙잭이나 룰렛, 바카라 등 카지노 게임 기구를 설치, 술을 파는 카지노 술집이 성업하고 있다.



카지노 술집은 지난 연말부터 문을 열기 시작했으며 경찰은 서울과 광주, 대전, 울산, 경기남부, 전북, 전남 등 전국적으로 총 16개 업소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신촌과 서초구, 광진구 등 4곳의 카지노 술집이 있다.

카지노 술집들은 주로 '셔플라운지'라는 상호를 내걸고 영업 중이다.
셔플(shuffle)은 게임에서 패를 섞고 배분한다는 뜻이다. 일반 음식점으로 등록돼 있지만 들어가 보면 일반적인 술집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카지노에서나 볼 수 있는 커다란 게임 테이블이 다수 있고 카지노 딜러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카지노 술집은 실제 카지노와 똑같은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1인당 입장료는 약 1만원이다. 입장료를 지불하면 칩 10~15개를 받아 업소에 비치된 카지노 게임에 참여할 수 있다. 칩을 직접 구입하거나 환전할 수는 없으나 칩을 술이나 안주로 교환할 수 있다. 칩으로 경품을 지급받을 수도 있으며 퇴장 시 보관도 가능하다. 칩 10개로는 10분을 버티기 힘들기 때문에 추가로 술이나 안주를 주문해 칩을 받는 손님들이 대다수다.

■식품위생법 위반 무더기 적발…도박개장 적용은 '아직'

카지노 술집의 문제는 현금으로 칩을 사고파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체만으로 불법은 아니라는 점이다. 제도의 맹점을 이용한 편법 운영으로 사행성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경찰청은 지난 21일 카지노 술집에 대한 전국 일제단속에 나서 16개 업소 업주 17명을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도박개장 혐의는 적용하기 어렵지만 업주들의 편법 운영은 불법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경찰은 "칩을 직접 구입하거나 환전하는 행위가 없더라도 영업으로 재물성이 인정되는 칩을 걸고 우연한 승부에 의해 그 재물의 득실을 결정하는 것은 일시적 오락을 넘어서는 도박행위가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업소에서 도박 등 사행행위를 방지할 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영업방식으로 삼은 것은 사행심을 부추기는 불법영업행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식품위생법 44조는 '업소 안에서는 도박이나 그 밖의 사행행위를 방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더구나 이번에 검거된 업주 대부분은 불법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도 카지노 술집을 운영했으며 손님을 끌기 위해 경품도 양주, 노트북, 냉장고 등 고가의 물품들로 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카지노 술집이 도박 등 사행행위를 조장하는 등 불법영업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손님과 종업원 등 종합적인 수사를 진행해 도박개장 혐의 적용 여부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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