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의 고언 "反기업이면 희망 없다"
2017.03.20 17:15
수정 : 2017.03.20 17:15기사원문
김 전 회장은 "자기 자식이 삼성전자에 취직하길 원하면서 한편으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구속해야 속시원하다고 여기는 이율배반적인 시각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김 전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親)기업정책을 부러워했다. 그는 "트럼프가 외국 기업들에 공장을 미국에 세우라고 한 건 기업인으로서 감각이 있어 그런 것"이라며 "제조업 기반이 무너지면 고용과 양극화 문제를 절대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제대로 된 혜택을 줘야 제조업을 살릴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외환위기 이후 산업정책이 실종됐다. 그때부터 제조업에 대한 국가정책은 뒷전이었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이 임금이 싼 해외로 공장을 옮길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본사를 뉴욕으로 옮긴다고 하면 어떻게 막을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할 지원대책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김 전 회장은 또 후배 기업인들에게 "기업인이 지갑 속에 있는 돈만 세는 순간 끝"이라며 다시 한 번 기업가정신을 세워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정치권은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원로 기업인의 고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기업인들을 인정해주는 사회적 분위기, 기업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지 않으면 경제가 살아날 길이 없다는 게 그의 일갈이다. 입만 열면 기업을 옥죄는 공약을 내걸면서 돌아서서는 무너지는 경제를 살려내겠다고 외치는 대선주자들은 무슨 요술방망이라도 갖고 있다는 것인지 도대체 알 길이 없다. 반기업 정서는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한 해법이 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