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일본 경제 회복에 자신감 붙었지만.. ECB.BOJ ‘통화정책 변경’ 신중모드

      2017.04.28 17:20   수정 : 2017.04.28 17:20기사원문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이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일부 회복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중기적으로 탄탄한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면서 기존 통화완화정책을 유지할 것임을 확인했다. 당분간 통화정책 기조는 이어가겠지만 물밑에서 정책 기조 변경을 놓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ECB 통화완화 지속, "하방 위험은 줄어"

27일(이하 현지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집행이사회를 마친 뒤 당분간 통화완화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드라기 총재는 3월 회의 당시 성명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위험은 상방이 아닌 하방에 치우쳐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미묘한 입장 변화도 나타냈다.


그는 하방위험이 여전하기는 하지만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경기확장을 감안할 때 위험성은 이전보다 덜 심각해졌다고 밝혔다.

드라기는 "경기순환상 유로존 경제 회복은 점점 더 탄탄해지고 있고 하방위험도 더 줄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CB는 이날 집행이사회에서 예상대로 정책 동결을 결정했다.

최소한 올 연말까지 채권매입을 통한 양적완화(QE)를 지속한다는 점도 확인했다. 다만 당초 예고했던대로 월 채권 매입 규모는 800억유로에서 600억유로(약 74조원)로 줄이기로 했다.

앞서 BOJ도 통화정책 회의에서 정책 동결을 결정하고, 정책 기조도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경제 전망은 상향조정했다.

BOJ는 내년 3월까지인 올 회계연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상치를 1월 전망했던 1.5%보다 0.1%포인트 높은 1.6%로 끌어올렸다.

■물가상승세는 기대에 못미쳐

그러나 ECB와 BOJ 모두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했다.

유로존 경제지표가 2008년 세계금융위기(GFC) 이후 최고를 기록하고 있고, 경제주체들의 자신감도 3월 회의때보다 크게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세는 기대에 못미칠 것으로 ECB는 분석했다.

드라기 총재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미미하고 상승세를 탈 것이란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계속되는 인플레이션 변동성은 어떤 중기적인 물가안정 전망으로도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물가상승세가 여전히 취약하고 불안하다는 우려는 BOJ라고 다르지 않았다.

BOJ는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망치를 1.5%에서 1.4%로 낮췄다. 올 회계연도 물가상승세가 1월 예상했던 것보다 소폭 둔화될 것으로 전망을 낮춰잡은 것이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일본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 마르셀 틸리언트는 "BOJ가 이제 일본 경제가 그저 '회복'만 하고 있는게 아니라 '확장'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전망을 하향조정했다는 것은 BOJ가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틸리언트는 인플레이션이 미약한 원인으로 낮은 임금 상승률을 꼽았다. 노동시장은 수급이 빠듯한 상황이지만 아직 임금 상승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어 물가를 끌어올리는데도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BOJ의 통화확장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그렇지만 통화정책이 완화기조를 이어간다 하더라도 내부적으로는 중립기조로 전환하는 것을 논의하기 시작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유로존의 경우 5월 7일 프랑스 대통령 선거 결선이 남아있고, 9월 독일 총선도 변수이기는 하지만 꾸준한 회복세가 결국 물가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고, 일본도 경기확장세가 결국 인플레이션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미 긴축으로 방향을 튼 상태여서 마음이 바빠지게 됐다.

특히 ECB는 긴축 전환을 강력히 주장하는 독일 등의 압력이 높아 물가 안정 단초가 보이면 정책 기조 변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결국 공개적으로는 '완화유지'를 내세우고 있지만 물밑에서는 긴축 전환에 대비한 내부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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