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산업

      2017.05.04 17:13   수정 : 2017.05.04 17:13기사원문

최근 가상현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관련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이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환경이나 상황을 컴퓨터를 통해 구현하고, 인간의 감각기능을 통해 현실과 유사한 간접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 또는 이런 기술이 구현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가상현실은 인간이 하고 싶은 욕구는 있으나 현실적 제약으로 실현이 불가능한 일들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예를 들면 해외에 직접 가지 않더라도 해외 유명 관광지나 미술관 등을 실제 현장에서 보는 것처럼 입체적으로 생동감 있게 볼 수 있게 하거나 또는 스포츠 경기에 참가하지 않더라도 가상현실을 통해 현실인 것처럼 간접체험할 수 있게 한다.

그동안은 가상현실 활용 범위가 비행기 및 우주선의 모의비행훈련이나 의료분야에서의 트라우마 치료 등 일부 분야에 국한됐다. 그러나 최근 기술 발전에 따라 가상현실기기, 콘텐츠, 플랫폼 등 산업생태계가 빠르게 구축되는 동시에 다양하고 낮은 가격 수준의 가상현실기기가 개발되면서 일반 소비자의 가상현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게임 및 영화를 중심으로 시장이 열리기 시작하고 있는 가상현실산업은 방송, 의료, 스포츠, 여행, 교육, 국방 등의 분야로 범위가 점차 확대되면서 시장규모도 빠르게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시장조사기관들에 따르면 약간씩 차이는 보이고 있으나 대체로 향후 수년간 가상현실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해 2020년에는 약 300억∼40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잠재력이 큰 가상현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페이스북, 구글, 소니 등 세계적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페이스북이 가상현실 하드웨어기업인 오큘러스를 인수했고 구글은 기존 스마트폰을 활용해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카드보드를 개발했다. 이 외에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인텔, 소니 등이 가상현실 관련 기술개발과 기업인수 등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상현실기기 시장진입에 나섰고 일부 콘텐츠 전문기업은 스마트폰을 활용한 콘텐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아직까지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가상현실에 대한 소비자의 전반적 인지도가 낮고 참여기업 수도 적어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정보통신기술 분야의 경쟁력이 강하고 디지털기기 사용에 친숙한 소비자층이 넓으며 게임, 영화 등 콘텐츠 분야도 발전해 있는 등 가상현실 연관 산업과 수요기반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기 때문에 가상현실산업의 성장잠재력은 비교적 크다고 할 수 있다.

향후 가상현실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연구개발을 통해 기술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선진국 기업들과 경쟁하려면 우리 기업들은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세계 시장을 선점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가상현실산업의 수요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일반 소비자의 호감도를 높일 수 있는 대중성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는 한편 국내외 기업과 인수합병이나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기기, 콘텐츠, 플랫폼 등으로 연결되는 산업생태계를 조기에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범위가 넓고 다양한 가상현실 시장에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가상현실의 안전성 문제, 음성시장 확대 등 예상되는 부작용과 폐해를 최소화해 가상현실산업의 건전한 성장을 유도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오상봉 전 산업연구원장·한림대학교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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