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수문 꼭 지금 열어야 하나
2017.05.30 17:05
수정 : 2017.05.30 17:05기사원문
정부의 조치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와 농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수문을 개방하면 수위가 낮아져 수량 확보가 어려워지고 농업용수 공급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환경단체들 또한 물을 찔끔찔끔 흘려보내면 녹조 문제를 전혀 해결할 수 없다며 비판하고 있다. 결국 어정쩡한 수문개방 때문에 가뭄 대처와 수질 개선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쳐버리고 아까운 물만 낭비하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금강물을 쓰는 공주 주민들의 걱정이 크다. 양수장 취수구 높이가 8.5m인데 보를 열면 조만간 취수구가 수면으로 드러나 취수를 할 수 없게 된다는 얘기다. 다른 지역 농민들도 "가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데 보에 저장된 물을 대책 없이 흘려보낼 수 있느냐"고 호소한다. 정부는 취수에 영향이 없는 수위, 즉 '양수 제약 수위'를 철저히 지키겠다고 했지만 농민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는다.
물론 수자원 문제와 관련해 수질 보호와 수량 확보는 늘상 충돌하는 가치다. 정부가 이런 절충안을 내놓은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정부도 일단 농사철이 끝나는 10월부터 2단계 개방계획을 실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례없는 봄 가뭄에 전국이 신음하고 있는 상황에서 별 실효성도 없는 수문 개방을 서둘러 실시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정부는 우선 가뭄대책에 집중해야 한다. 가뭄이 얼마나, 언제까지 갈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수문부터 여는 것은 성급하다. 수문 개방은 용수공급, 생태계 영향 및 수질문제 등 여러 분야에 대한 조사와 종합적 검토가 이뤄진 뒤에 해도 늦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