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수중통신망 기술 공개… 바닷속에서 문자.사진 전송

      2017.05.31 17:37   수정 : 2017.05.31 17:37기사원문


#. 2014년 4월 16일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인근 바다에서 침몰했다. 수학여행을 가던 단원고 학생들을 포함해 탑승객 476명 중 295명이 숨졌다. 당시 베테랑 잠수사들이 투입돼 실종자 수색과 시신 수습 등에 나섰지만 현장 정보를 실시간 전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때 '바닷속 통신기지국'을 기반으로 관련 문자나 사진 등을 전송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또 탑승객 누구나 들고 있던 스마트폰이나 신발 등에 사물인터넷(IoT) 센서가 탑재됐다면 좀 더 빨리 그들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지 않았을까.

【 인천=김미희 기자】 해양 선박 사고는 물론 쓰나미.해저지진 등 해양에서 발생하는 각종 재난을 줄이기 위해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유럽, 캐나다 등 세계가 산.관.학이 수중통신망 기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관련, SK텔레콤과 호서대학교가 기지국 기반 수중통신기술을 공개했다. 지난 5월 30일 인천 남항에서 통신장비를 실은 배(하나호)를 타고 서쪽으로 10㎞가량 가니 신호 송신선 역할을 하는 또 다른 배 한 척이 나타났다.
이때 하나호에서 무전기를 통해 500m가량 떨어진 송신선에 '웰컴, 프레스(Welcome, Press)'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달라고 요청하자 잠시 후 대형화면에 영문이 그대로 찍혔다. 또 바닷속을 촬영한 사진 3장도 같은 방식으로 전송됐다.

SK텔레콤은 "전파가 통하지 않는 수심 약 25m 아래에서 음파에 롱텀에볼루션(LTE) 주파수를 얹는 방식으로 진행된 것"이라며 "이를 통해 문자와 사진 데이터를 20초 간격으로 송수신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른바 직교주파수분할다중방식(OFDM)을 변조한 것으로, OFDM은 디지털 데이터를 음파나 전파 등에 실어 전송하는 기술이다. 현재 4세대(4G) 롱텀에볼루션이 OFDM을 사용한다.



■수중통신망으로 선박사고 막고 먹거리 안전 지킨다

수중통신기술 활용 분야는 △국방 및 해양안전 △수산자원보호 및 해양환경 모니터링 △해양탐사 등 다양하다.

특히 '세월호 참사' 같은 해양 선박 사고가 발생하면 수중기지국을 사고위치에 고정.설치해 잠수부나 수중 로봇과 지상 지휘본부와 통신할 수 있다. 또 수중 사물인터넷망을 활용해 바닷물의 해류, 수온, 염도, 조류속도 등의 민감한 변화를 빅데이터로 수집.분석하고 방사능이나 패류독소 정보를 실시간 감시하면 수자원 보호는 물론 먹거리 안전도 지킬 수 있다.

호서대 해양IT융합기술연구소 고학림 교수는 "지구의 70%를 차지하는 바닷속에 수중기지국을 만드는 수중통신방식 실증은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처음"이라며 "향후 바닷속에 각종 센서와 기지국 등을 설치해 수온과 염도, 조류속도 등 다양한 해양정보를 수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때 수중센서에서 수집된 정보는 수중기지국과 바다 위에 떠있는 통신부표를 거쳐 위성 및 LTE 등 통신망을 통해 육지로 전달된다. 이 모든 과정은 무선으로 이뤄지며 물속에선 음파, 공기 중에선 전파를 이용해 데이터가 전송된다.


■10월 수중통신망 테스트베드 구축 시작…2021년 완성

SK텔레콤과 호서대는 오는 10월 서해안에 수중통신망 테스트베드(실험망) 구축에 착수하고, 내년엔 수중기지국과 수중센서 간 통신시스템 개발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후 2021년까지 수중망과 육상망을 연결하는 실험망을 최종 완성한다는 목표다.


SK텔레콤 박진효 네트워크기술원장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재난망(PS-LTE)과 철도망(LTE-R)은 물론 해상망(LTE-M) 및 수중망(DUMCN)에 대한 독립적 설계 및 연동설계기술 능력을 보유하게 됐다"며 "사물인터넷 통신망 설계 경험도 최대한 활용해 수중통신망 설계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elikim@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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