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미국처럼 경기부양책 축소 시사
2017.06.28 16:10
수정 : 2017.06.28 16:10기사원문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드라기 총재는 27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ECB 연례 포럼 연설에서 유로존 경제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드라기 총재의 발언을 이달 미국의 금리인상과 마찬가지로 경기회복에 따른 통화정책 축소 예고라고 풀이했다. 유로당 달러 가치는 이날 1.4% 급등해 1.1361달러를 기록, 10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같은 날 안전자산 가격은 잇따라 무너졌다. 10년물 미 국채 가격은 올해 1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독일 10년물 국채와 프랑스 10년물 국채 가격도 각각 0.125%, 0.136%씩 떨어졌다.
이탈리아 은행 우니크레디트의 마르코 발리 이코노미스트는 "드라기 총재의 이번 발언은 ECB의 통화정책이 2018년에 보다 긴축에 가까워진다는 첫 번째 신호"라고 분석했다. 그는 ECB가 자산매입을 통해 시장에 돈을 푸는 양적완화(QE) 정책을 내년 상반기에 현행 월 600억유로(약 78조원)에서 400억유로로 줄이고 하반기에는 200억유로까지 낮춘다고 내다봤다.
반면 드라기 총재의 발언에 호들갑떨지 말자는 입장도 있다. 미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은행은 관련 보고서에서 "드라기 총재가 말한 것은 매우 느린 출구전략"이라며 "놀랄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드라기 총재 역시 신트라 연설에서 언제 경기부양책에서 빠져나올 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경제 정책은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하며 경기 회복을 위해 지표를 조작하기 위해서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로존의 지난 5월 물가상승률은 1.4%로 여전히 ECB 목표치(2%)보다 낮았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