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이 아쉬운 국정기획위

      2017.07.10 16:54   수정 : 2017.07.10 16:54기사원문

문재인 대통령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종반으로 달려가고 있다. 국정기획위는 5대 비전, 20대 전략, 100대 과제의 틀에 맞춰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문 대통령에 대한 보고는 오는 13일로 예정돼 있다.



지난 5월 16일 출범한 국정기획위는 80여차례의 정부 업무보고, 200여회의 간담회를 했다. 분과별 자문위원들은 '월화수목금금금'이라는 살인적 일정을 소화했다. 김진표 국정기획위 위원장은 그간의 과정에 대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안내하는 나침반이자 국민과의 약속을 지킬 실천계획서를 만들었다"며 "힘들었지만 가장 보람 있는 60일로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국정기획위가 마무리된다는 이야기는 기자에게도 반가운 소식이다. 60일 동안의 유배(?) 생활을 마치고 출입처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자에게 60일은 국정 전반의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임과 동시에 생소한 이슈들과 씨름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국정기획위 활동 내내 아쉬웠던 점을 꼽으라면 소통의 부재가 꼽힌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크게 바뀐 청와대의 분위기가 소통 강화라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아쉬운 대목이다.

80여차례의 정부 업무보고와 200여회의 간담회에서 기자들에게 주어진 취재시간은 모두발언까지가 전부였다. 각 분과나 회의실이 위치한 장소에는 기자들의 출입 자체가 불가했다. 매일 진행된 대변인 일일브리핑은 주제 자체가 공개되지 않은 채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발표됐다. 기자들 입장에서는 최악의 취재환경이었던 셈이다.

국정기획위는 확정되지 않은 사안이 보도되면 국민의 혼란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어 통제를 이해해 달라고 했다. 일견 이해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향후 5년간 대한민국이 나아갈 방향을 결정하면서 밀실 회의로만 끝낸다는 것이 최선인지는 따져볼 일이다. 오죽하면 '언론과의 소통' 토론회마저도 기자들에게 비공개돼 "이게 무슨 소통"이냐는 비아냥까지 나왔을까.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은 각 부처의 정책으로 나눠진다. 각 부처에서는 소관 업무에 따라 계획을 실행할 것이다.
이런 계획에는 기업, 학계, 시민단체 등 이해관계가 대립하고 있는 사안들이 존재한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풀기 위해서는 역시 소통이 최선이다.
앞으로 5년간 문재인정부는 국정기획위의 한계를 딛고 언론과 소통을 강화했으면 한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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